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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월요단상

무슨 일을 하십니까?

간천(澗泉) naganchun 2014. 3. 23. 11:38

무슨 일을 하십니까?

 

                          

 

나는 기획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기획이라는 것은 직업이라고 해야 할지 항상 의문이 드는 일이다.

어떤 프로젝트나 해야 할 것을 생각할 때 그것을 어떻게 어떤 재료로 어떤 방식으로 어떤 모양새로 어떤 것을 의도해서 어떻게 만들고 어떻게 작업을 해나가야 할 것인가 등의 일련의 작업을 통틀어서 기획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생각이다. 여기서 ‘기획’의 일반적인 개념이나 사전적 의미를 거론하고 싶지는 않다.

 

기획이라는 일에는 글쓰기를 기본으로 생각하기, 상상하기, 구상하기, 아이디어 발굴하기, 표현하기, 작업하기, 만들기, 편집하기, 디자인하기, 설명하기, 설득하기의 전 과정이 포함된다. 나에게 깔떼기를 들이대자면 요즘 말하는 멀티태스킹이다. 다재다능, 멀티플레이어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나는 한 가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꼭 하나만을 꼽는 일이라든가 한 가지에 몰입하거나 집중하는 일을 잘 못하는 편이다. 취사선택도 잘 못하지만 이것 저것 가능한 것들을 모두 거론하고 거기서 추려내고 가능성있는 것을 지향하기 위하여 다양한 것들의 통합을 찾아내려 하기 때문이다.

이것도 중요하고 저것도 중요하고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고 다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음이 어수선하거나 혼란스러울 때면 단 ‘한가지’ ‘one thing'을 생각하려고 무진장 애를 쓰는 편이다.

 

어떤 영화에서 남녀가 만난다. 남자는 여자에게 "무슨 일을 하시나요?“라고 묻는다. 여자는 ”저는 책을 읽습니다“라고 말한다. 즉, 출판사 등에서 들어오는 책이나 원고를 읽고 좋은 것을 추천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시종일관 책을 읽어야 하고 읽어야 하는 업무가 그녀의 업무란다. 그러자 남자는 ” 그것은 마치 ‘저는 숨을 쉬는 사람입니다. 숨을 쉬면서 돈을 받지요’“라고 하는 것과 같은 것 같다며 호탕하게 웃는다. 정말 숨만 쉰다고 돈이 뚝뚝 쥐어진다면 얼마나 좋겠는가만은 세상은 정말 정당한 노력을 필요로 한다. 공짜가 없다는 것이다.

 

나는 기획을 한다. 기획을 한다고 해서 다 돈을 받는 것은 아니다. 그것이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정해지게 되면 받게 된다. 그 동안에는 그것을 그럴듯한 것으로 만들고 설득시키는 과정이 고난이다. 그런 프로젝트를 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그 프로젝트가 정말로 실제로 현실가능하게 되어지기 위해서 작업에 투입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나는 거기까지는 잘 하지 않는다. 그런 디테일한 작업은 그것을 하는 사람들이 또 따로 있어야 한다고 본다. 형태를 구상하고 이상의 것을 하게끔 하는 것이다. 그것을 실제로 구체화시키는 사람은 꼼꼼하고 세세한 사람들이 해야 한다.

기획의 딜렘마는 프로세스의 전 과정을 고려하는 관계로 그 일이 되어질 시간적 순서를 생각하면 으레 질려서 빨리 그 일에서 손을 떼고 싶어지는 것이다. 질리는 것이다. 안을 만들기도 전에 그것을 해야 할 일을 생각하면 질리고 힘들 것이 상정이 되어서인지 도망치고 싶어진다. 즉, 끈기가 필요한 일이다. 그렇지만 나는 그 끈기도 부족하다. 어떨 때는 기획안을 내고서는 아예 두 번 다시 쳐다보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글 쓴 사람들은 몇 차례에 걸쳐서 수정하고 수정을 한다고 하는데 말이다.

 

취업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청년에서부터 장년에 이르기까지 폭넓다. 장년의 경우에는 직장에서 기획을 주로 하는 업무를 맡았거나 그런 부서에 있던 사람들은 딱히 일자리를 잡기가 조금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자신의 일을 하지 않고서는 기획을 한다는 것은 그리 대단한 스펙이 아니고 기술로도 인정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획파트에 몸 담고 있을 때는 파워가 있기도 하다. 머리를 인정받는 것이니까.

 

그렇지만 머리를 인정받는 다는 것은 ‘기술’이 아니다. 재취업에는 기술이 필요하다. 청년취업에도 영어한다, 뭐 한다는 스펙도 좋지만 ‘기술’이 있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 외국에 나가서 산다 하더라도 어디 소외지역에서 봉사를 한다 하더라도 ‘기술’이 있다면 돕기가 더울 수월하다. 그것은 직접적으로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에 급하게 필요시 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것이 아닌 ‘기술’을 갖기에 생각을 집중하고 익히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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