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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월요단상

거짓말

간천(澗泉) naganchun 2014. 3. 30. 18:04

 

거짓말

 

 

 

 

 

사월 첫날은 숨통이 트이는 날인가. 얼마나 진실 되게 살려고 애를 썼으면 일 년에 단 하루만 거짓말을 해도 좋다는 날이 정해질까 말이다.

특히 이 날은 진짜 거짓말은 정말 하지 않는 듯하다. 장난스럽게 그저 금방 들통이 나는 귀여운 거짓말, 유머들을 주로 하니 말이다. 하루 시작에 거짓말을 하고 믿게 하다가 그 날이 가기 전에 저녁 즈음에는 오늘 아침에 한 말이나 행위는 거짓말이야! “만우절”하고 깜짝 발표를 하기도 한다. 다 그러려니 하면서도 속은 척 한다.

 

‘만우절!’ 하고 외치면 무마되는, 사면되는 느낌을 갖게 된다. 한국 사람들이 똑같은 말을 동시에 했을 대 동시에 “대한민국”하고 외치면서 꼬집는 행위와 같지 않을까. 외국 사람이 하는 “서프라이즈!”하는 것처럼 말이다.

 

숨통 막히는 순간 순간을 잠시라도 장난스러운 거짓말로 얼버므리고 싶은 마음인 것이다. 거짓이라는 가면 뒤에서 익살을 부려보고 싶은 것이다. ‘만우절’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살이에서 ‘지우개’ 같은 것이다.

 

만우절은 다 그렇게 가볍게 혹은 진지하지 않게 재미나게 생각하는 날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날을 대비하기도 한다. 장난전화 같은 것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만일을 위해서 말이다. 수많은 거짓말 속에 진짜 일이 있는데 그것을 방관하고 넘어가면 큰 일이 나니까 말이다. 그래서 긴장을 하기도 하는 날이다.

또 어떤 깜찍하고 기발한 거짓말이 나오게 될까 말이다.

 

딱히 ‘진실의 날’은 없고 거짓말을 해도 용서가 되는 ‘만우절’. 이 날이 전 세계적으로 인류에게 딱히 지대한 공헌을 한 기록이 없어서인지 공식적인 국가 공휴일이나 기념일에 지정이 되지는 않은 듯 하다. 게다가 24절기에도 속하지 않는다. 무슨 지구의 날, 물의 날, 민방위의 날 처럼 빨간 날은 아니지만 공식적으로 기념일로 정해지지는 않고 있어서 달력에 표시되어지는 영광을 얻지는 못했지만 우리는 이 날을 놓치지 않는다. 누군가가 나에게 ‘만우절’하고 말을 걸어오는 것을.

 

분기별로 치면 한 분기가 지나갔다. 이제 또 새로운 이사분기가 시작된다. 작년보다 훨씬 일찍 꽃이 만발해버린 계절도 느껴야 하고 일도 공부도 더 열심히 해야 한다. 나이 들면 시간이 빨리 간다 하더니 정말 그렇다. 휙휙 지나간다. 눈 깜짝할 사이에 말이다. 그렇게 이쪽 사정 봐주지 않고 지나가는 시간이라는 것이 매정하게 느껴진다. ‘시간’이라는 것 처럼 자기 일 열심히 하는 녀석들은 없을 것이다.

 

만우절에는 누군가에게, 내가 아닌 다른 대상을 골려주려 꾀를 낸다. 그런데 이번에는 나를 즐겁게 해주기 위해서 나에게 최면을 걸어서 나에게 거짓말을 한 번 해보자. 내가 깜짝 속을 만큼 신나는 장난을 쳐보자!! 용서된다. 그리고 단 하루동안 행복해진다. 만우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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