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적끈적한 떡은 뱀의 목에 걸리지 않을까?
==뱀이 음식을 통째로 삼킬 수 있는 이유를 진화생물학자에게 물어보았다.==
뱀이라 하면 “통째로 삼킨다는 생각”이 떠오른다.
때로는 자기 몸보다 더 큰 먹이를 과감하게 통째로 삼켜 배가 빵빵해지는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하는 뱀이다.
뱀은 왜 그렇게 큰 먹이를 통째로 삼켜도 목이 막히지 않는 걸까? 요즘 일본인들에게 친숙한 음식인 ‘떡’을 먹어도 뱀은 목이 막히지 않을까?
이러한 소박한 의문을 일본대학 생물자원과학부의 다케우치 히로히코(竹内寛彦) 준교수에게 물어보았다.
뱀은 자기 몸보다 큰 먹이를 노린다
“뱀은 손발이 없기 때문에 먹이를 손발로 눌러 고정하거나 찢는 것이 불가능하여, 통째로 삼킬 수밖에 없습니다.” (다케우치 준교수)
뱀이 먹이를 통째로 삼킬 수 있는 이유는 주로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 크게 입을 벌릴 수 있도록 진화한 두개골.
둘째, 길쭉한 몸통 안으로 먹이를 통과시키기 위한 뼈와 내장의 구조.
셋째, 질식하지 않도록 설계된 기관의 구조다.
다케우치 준교수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뱀이 포식하는 먹이는 다양하지만, 기본적으로 자기 몸에 비해 큰 먹이를 노리는 것이 더 효율적입니다. 따라서 뱀은 더 큰 먹이를 삼킬 수 있도록 진화해 왔습니다. 크게 입을 벌릴 수 있는 두개골 구조는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뱀의 두개골
뱀은 도마뱀과 같은 파충류에 속하며, 특히 유린목이라는 같은 그룹에 속하는 가까운 친척이다. 그러나 두개골에 주목하면 그 구조는 상당히 다르다.
뱀의 아래턱 앞쪽(입 끝 쪽)은 중간에서 분리되어 있고, 좌우 아래턱의 뼈가 각각 독립적으로 움직인다. 한편 도마뱀의 아래턱 뼈는 인간과 마찬가지로 턱 끝에서 연결되어 있다. 이 차이로 인해 뱀은 큰 먹이를 이빨로 물었을 때 좌우 아래턱의 뼈를 벌리거나 번갈아 움직여 먹이를 목구멍 안쪽으로 밀어 넣을 수 있다.
또한 뱀은 머리 옆쪽에 있는 뼈와 아래턱 뼈를 연결하는 방형골이 진화 과정에서 길어졌다. 이로 인해 턱의 가동 범위가 넓어져 입을 크게 벌릴 수 있게 되었다.
“도마뱀에 비해 매우 가냘픈 두개골로, 단단한 뼈로 머리를 보호하는 것을 희생하면서까지 뱀은 더 큰 먹이를 포식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화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케우치 준교수)
‘임팔라’나 ‘송아지’를 통째로 삼킨 기록도 있다
뱀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4,000종이 확인되었으며, 종에 따라 포식 대상이 다르다.
몸길이는 약 20cm의 작은 것부터 약 10m에 이르는 큰 것까지 다양하지만, 큰 뱀에 속하는 비단뱀과 같은 종에서는 임팔라나 송아지를 통째로 삼킨 기록도 있다고 한다.
모든 것을 먹는 잡식성 뱀이 있는 반면, 쥐와 같은 포유류, 개구리, 달팽이, 새의 알, 자신보다 작은 뱀, 물고기, 개미나 흰개미 등 특정 먹잇감을 선호해 ‘전문적으로 먹는’ 뱀도 있다.
어쨌든 흥미로운 점은 뱀이 질식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그 긴 몸통으로 먹잇감을 삼킬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그 비밀은 뱀의 뼈와 내장 구조에 있다.
뱀은 인간과 같은 척추동물로, 척추에 많은 갈비뼈가 붙어 있다. 하지만 인간의 갈비뼈는 폐 주위를 끊기지 않고 덮고 있는 반면, 뱀의 갈비뼈는 길쭉한 몸통의 ‘배쪽’에서 끊겨 있다.
큰 먹잇감이 몸속을 지나갈 때 갈비뼈는 먹잇감 크기에 맞춰 벌어진다. 피부도 비늘 외의 부분이 늘어나기 때문에, 입을 벌려 삼킬 수 있는 크기라면 설령 몸통보다 큰 먹잇감이라도 통과할 수 있다.
뱀의 내장 일부는 갈비뼈로 둘러싸인 길쭉한 공간에 맞게 진화했다. 인간에게는 좌우 대칭으로 두 개의 폐가 있지만, 뱀의 경우 많은 종에서 왼쪽 폐가 퇴화해 흔적만 남아 있다. 호흡을 담당하는 오른쪽 폐는 길쭉한 몸통을 따라 길게 늘어나 있다. 길이는 종에 따라 다르지만, 몸길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종도 있다고 한다.
뱀은 질식을 방지하기 위한 여러 가지 구조도 갖추고 있다.
뱀은 인간처럼 폐로 호흡하지만, 폐의 주요 부위 외에도 가스 교환(산소 흡수)을 담당하는 부분이 있어, 큰 먹잇감이 몸을 통과하는 동안에도 어느 정도 호흡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질식 방지와 관련하여 뱀의 기관 입구(성문) 또한 독특하다.
뱀의 입과 기관
뱀의 기관 입구는 입을 열자마자 바로 보이는 위치에 있어, 큰 먹잇감을 삼키는 도중에도 기도를 확보할 수 있어 인간처럼 ‘목이 막히는’ 일이 없다. 다케우치 준교수에 따르면, 뱀은 대사율이 낮아 원래 산소 요구량이 적은 것도 질식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다. 뱀의 산소 소비량은 동일한 체중의 포유류와 비교해 약 1/30에 불과하다. 실제로 바다에 사는 뱀은 잠수 시 몇 분에서 수십 분 동안 숨을 참을 수 있다고 한다.
떡이 끈적끈적해지면 막힐 수도 있지 않을까…?
다케우치 준교수는 “먹잇감이 뱀의 머리 부분을 통과할 수 있는 크기라면 기본적으로 몸통에 수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설명하면서도, 너무 먹잇감이 클 경우 삼키는 데 실패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너무 큰 먹이를 주면 토해내는 경우는 사육 환경에서 잘 알려진 일입니다. 저도 여러 번 경험했는데, 이전에 아오다이쇼(일본의 들뱀)나 볼파이톤이 들쥐를 토해낸 적이 있었습니다. 자연 환경에서는 아프리카비단뱀이 가젤을 삼키려다 토해낸 사례가 있습니다.” (다케우치 준교수)
그렇다면 떡은 어떨까?
다케우치 준교수는,
“인간의 경우 떡이 기도를 막으면 생명에 지장이 있을 수 있지만, 뱀의 경우 기관의 입구가 구강 입구 부근(인간으로 치면 혀 주변)까지 나와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뱀이 떡으로 인해 막히는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라고 말한 뒤,
“하지만 떡은 온도에 따라 점도가 많이 변하는 음식이기 때문에, 만약 떡이 질척질척 녹아 있는 상태라면 기관 입구가 떡으로 막힐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겠죠. 떡이 질척질척하지 않다면 괜찮을 것 같지만…… 어렵네요.”라며 약간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
기록자=가와구치 아츠코(川口敦子)
일본어원문=ヘビはモチを詰まらせないのか?ヘビが丸のみできる理由を進化生物学者に聞いてみた
출처=BUSINESS INSIDER JA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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