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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화 보따리/일화 보따리

비파귀(琵琶鬼)

간천(澗泉) naganchun 2010. 3. 7. 05:29

 

   비파귀(琵琶鬼)

 

 

 

오(吳) 나라 때 농부 양탁(楊度)이라는 사람이 수레를 몰고 여행을 하는데, 여요(余姚)라는 곳까지 가니 도중에 해가 저물었다. 한 소년이 비파를 들고 와서 양탁(楊度)의 수레에 함께 테워달라고 하므로 태워주었다. 그랬더니 수레 안에서 소년은 비파 수십 곡을 들려주었다. 양탁은 기분 좋게 듣고 있노라니까 곡이 끝나자 소년은 홀연히 귀신과 같은 얼굴로 변하고 눈을 번쩍이고 혀를 내밀며 양탁을 위협하였다.

거기서부터 20리 정도를 가자 이번에는 한 사람의 노인이 나타나서 수레에 태워달라고 하였다. 조금은 걱정스러웠으나 노인이 불쌍해서 다시 태워주었다. 그러자 노인은 왕계(王戒)라고 자기소개를 했다. 양씨는 도중에서 말하였다.

"전에 매우 혼이 났어요."

"어쨌습니까?"

"귀신이 내 수레에 타서 비파를 탔습니다. 귀신이 비파를 처음으로 들었는데 매우 슬픈 것이었습니다."

"나도 비파를 잘 탑니다."

하고 말하는데 그 노인은 이전의 소년과 같은 얼굴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양씨는 "앗" 하고 소리를 지르며 실신하고 말았다.

(수신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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