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이 날아다니는 여자
진(秦) 나라 때에 남방에 낙두민(落頭民)이라는 인종이 살고 있었다. 그 머리가 잘 날아다니는 것이다. 그 종족은 충락(虫落)이라는 축제를 연다. 이 충락을 본 따서 낙두민(落頭民)이라 부르게 되었다.
오(吳) 나라 장군인 주환(朱桓)이 여종을 두었는데 그 여종은 밤에 잠을 자면 목이 빠져나와서 개구멍이나 창문으로 나가 날아간다.
그 목이 날 때는 귀가 날개가 되는 모양이다. 곁에서 잠자던 사람이 이상히 여겨서 밤중에 침상을 비추어보면 단지 몸뚱이만 남아있고 머리는 없다.
그 몸뚱이는 평상시보다 작고 차다. 그래서 그 몸뚱이에 이불을 덮어두면 새벽에 머리가 날아 돌아와도 이불로 가려져서 몸뚱이가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하므로 그 머리는 몇 번이나 땅에 떨어져 숨소리도 가빠서 금방 죽을 것 같아서 서둘러 이불을 벗겨주면 머리는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이다.
이런 일이 밤마다 되풀이 되는데 낮에는 보통 사람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그래도 기분이 나쁘므로 장군도 그대로 둘 수가 없어서 마침내 휴가를 주기로 하였다. 그런데 잘 들어보니 그것은 그 여자로서는 일종의 천성이라서 별로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이밖에 남방에 출정한 대장들은 종종 이런 이상한 여자를 만나는 경험이 있어서 혹은 시험삼이 구리 쟁반을 그 몸뚱이에 덮어두면 머리는 언제까지나 돌아오지 못하여서 마침내 그 여자는 죽어버린다 한다.(수신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