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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산신> 이야기

간천(澗泉) naganchun 2010. 2. 20. 06:10

 

괴물 <산신> 이야기

 

 

 

중국 송(宋) 나라 때에 부양(富陽)이라는 고을에 왕(王)씨라는 사람이 게를 잡으려고 강물 속에 어살을 쳤다. 어느 날 아침 그 어살을 살피러 갔더니 길이가 두 자 정도의 목재가 어살에 가로 걸려 있어서 어살을 부셔놓았다. 그래서 게는 한 마리도 걸리지 않았다. 그는 어살에 걸린 목재를 거두어 육지에 버리고 수리하여 다시 쳐두었다 이튿날 다시 가보니 다시 목재가 어살에 걸려있고 어살은 부서졌다.

 

그는 이것은 이상하다고 생각하여 그 목재를 태워버리려고 게를 잡아서 넣을 바구니에 그 목재를 담고 어깨에 걸머지고 오는데 도중에서 바구니 속에서 무엇인지 소리를 내므로 왕씨는 뒤돌아보니 그 목재는 이상한 모영으로 바뀌어 있었다. 얼굴은 사람과 같고 몸은 원숭이와 같고 다리는 하나이다. 그 괴물은 왕씨에게 호소했다.

“나는 게를 매우 좋아하므로 실은 당신의 어살을 부수고 그 게를 모두 먹어버렸습니다. 제발 용서하여 주십시오. 만일 나를 용서해 주신다면 당신을 도와서 큰 게가 잡히도록 해 드리겠습니다. 나는 산신입니다.”

 

“어찌 용서할 수 있는가.”하고 왕씨는 야단을 쳤다.

“당신은 한 번만이 아니라 두 번이나 나의 어장을 박살을 내었다. 산신이건 무엇이건 용서할 수 없다.” 그 괴물은 용서해달라고 사정을 했으나 왕씨는 완강히 거절하므로 괴물은 최후로 말하였다.

 

“그러면 당신의 이름이 무엇입니까?”

“내 이름은 들어서 무얼 할 것인가?”

“꼭 가르쳐주십시오.”

“싫다 싫어.” 하고 무엇이라고 해도 들어주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에 왕씨의 집에는 가까워졌다.

 

괴물은 슬퍼하며 말하기를

“나를 용서해주지도 않고 당신의 이름도 알려주지 않으면 하는 수 없이 나도 허무하게 죽을 수밖에 없구나.”

왕씨는 자기 집에 가서 곧 그 괴물과 바구니를 태워버렸으나 아무 소리도 없었다.

이 고을 사람들에 전하는 바는 이처럼 남의 이름을 알고서 해를 끼치는 괴물이 있다고 한다.(수신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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