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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화 보따리/일화 보따리

네루와 한 사환

간천(澗泉) naganchun 2010. 2. 19. 05:31

 

네루와 한 사환

 

 

인도의 초대 총리인 <자와하르 네루>한테 <라사나>라는 매우 충실한 사환이 있었다. 어느 날 <네루>는 사환에게 방 청소를 명하였다. <네루>는 <마하트마 간디>로부터 보내온 펜을 책 사이에 끼워 두었었는데 <라사나>가 책상을 닦으면서 그 책이 밑으로 떨어져서 펜촉이 부러지고 말았다.

 

<라사나>는 머뭇거리다가 주인에게 정직하게 말하고 용서해주기를 간청했다. 그러나 부러진 펜은 <간디>가 준 매우 가치가 높은 것이었으므로 이 말을 들은 <네루>는 격하게 노하여 사환에게 야단을 쳤다.

“나가! 다시 한 번 더 네 얼굴을 보고 싶지 않다.” 하고 명했다.

 

그 때 사환은 “주인님 밑에서가 아니면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하고 탄원하여 용서를 빌었다.

 

그러나 <네루>는 그 말을 들으려고도 하지 않고 “다시 내 앞에 나타나지 마라!” 하고 명하고 그 자리를 떴다.

그러나 <네루>는 그 사환을 내쫓은 것이 마음에 걸려서 잠을 이루지 못하였다. 이튿날 일어났을 때 여니 때처럼 <라사나>가 가져오는 모닝커피가 없어서 쓸쓸했다. 자신의 한 짓을 반성하여 자그만 잘못으로 그토록 충실한 사환을 내쫓은 것을 후회했다. 펜을 안전한 자리에 놓지 않고 책 사이에 끼워 둔 것은 자신의 과실이었다. 그래서 <라사나>에게 편지를 써서 돌아오게 하고 양해를 구하였다.

 

“<라사나>. 당신은 좋은 사람이다. 펜을 책 사이에 끼워 둔 것은 나의 과실이었다. 그러니 나의 분별없는 행동을 용서해다오.” 하고 말하고 평생 나를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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