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고창신 溫故創新 ongochangsin

취미. 기타/반지의 제왕을 소환하다

'반지의 제왕을 소환하다' (41) 나무와 인공지능

간천(澗泉) naganchun 2021. 3. 8. 06:59

‘반지의 제왕’을 소환하다

 

(41) 나무와 인공지능

 

 

이 나무가 바로 지금 정해진 시간에 여기 자라나게 된 사연을 누가 알 수 있겠소? 하지만 이곳은 고대부터 성지였으니, --누군가 그 열매를 그곳에 심어놓았겠지요.

그 나무는 열매를 맺는 일이 드무나 일단 열매를 맺으면 그 속에 든 생명은 오랜 세월을 잠들어 있기에 누구도 그것이 깨어날 때를 예측할 수 없다고 하오.

일단 나무가 열매를 맺으면 혈통이 끊어지지 않도록 반드시 심어줘야 하는 거요.

엘렌딜의 종족이 북방의 황무지에 숨어 있었던 것처럼 이 나무 역시 이 산속에 숨어 있었던 것이오. 더욱이 님로스의 혈통은 그대의 혈통보다 휠씬 오랜 것이라오, 엘레사르 왕이여 <반지의 제왕 6권P. 132>

 

 

한 그루의 나무가 그 자리에 어떻게 심겨지게 되었는지는 심은 사람만 알 수 있다.

식목일에 목적을 가지고 특정 위치에 나무를 심는 경우에는 말이다. 그러나 이전에 저 산야에 무수하게 자라고 있는 나무들은 누가 심었는지 모른다. 그렇지만 이제 각각의 나무를 센싱(sensing)하는 기술을 통해서 나무를 잘라보지 않고도, 나무의 나이테를 보지 않고서도 그 나무의 생년갑자를 알 수 있게 된다.

 

그 나무를 지나쳐가거나 그 나무의 그늘에서 쉬어 간 사람들의 사연까지는 알 수 없겠지만 말이다.

 

'나무' 라고 하는 존재에 생각을 집중해보니 나무란, 한 해 살이 식물과 달리 백년 수백 년의 시간을 아로새기는 생명체라는 점에서 농업과 과학을 연관지어보게 된다.

농업은 하늘을 올려다보고 한 땀 한 땀 정성을 들이는 작업이다. 이제는 하늘을 보면서 동시에 스마트폰 화면을 보고 경작을 해 나가는 시대로 옮겨가고 있다.

 

제조업뿐만 아니라 농업 영역에서도 「정밀산업」에 인공지능을 적용한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고 한다. 과학적 데이터를 해석하여 농약이나 비료 투입량 등을 조절하면서 작물의 품질을 향상시키고 수량을 조절하게 된다. 농가의 오랜 세월의 경험과 감으로 대응해 왔던 것을 과학적으로 관리해나가는 방법이다.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농가에 적합한 최적의 정보를 제공하는 식으로 말이다. 농장에서 사용하는 농기계와 드론 등과 같은 기기들을 통합 제어하는 플랫폼을 통해서 빅 데이터를 상시 축적한다. 종자, 농약, 비료 등과 같은 투입 정보, 농지의 화상정보, 토양 정보, 과거 지금까지의 기상관측 데이터, 습도 등의 기상 정보를 센싱하고 그 데이터를 해석하고 인공지능이 해석 결과를 학습하여 정교한 단위면적당 수확량 등을 예측하게 된다.

 

예전에는 사람이 일일이 농지를 돌아다니면서 땅의 습한 정도를 체크하고 경험과 감에 의존하여 최적의 관개량을 판단했었다. 이제는 특정 기기를 통해서 식물의 수분량을 수치화할 수 있고, 농사에 대한 경험치가 적은 농가도 적절한 판단을 할 수 있게 된다. 특히, 빈번하게 가물고 한 방울의 물도 낭비할 수 없는 지역에서는 이러한 적절한 관개를 지원하는 시스템이 중요하다.

 

나무와 열매, 그리고 사람. 그 관계에 얽힌 사연(수수께끼)은 올바르게 풀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이제 나무마다 꽃이 피는 계절이 왔다. 나무들이 나를 해석해보라고 손짓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