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화 신상필벌(信賞必罰)
1、울며 마속(馬謖)을 베다.
마속(馬謖)은 패전의 책임을 지고 사형된다. 공명은 이 사랑하는 제자에게 스스로 사형 선고를 함으로써 <친한 자이지만 죄는 죄로서 벌을 받아야 한다.>는 <읍참마속(泣斬馬謖)>이라는 고사를 남기게 되었다
실은 마속이 극형에 처해진 것은 촉서(蜀書) <향랑전(向朗傳)>에 따르면 전장에서 도망하여 돌아온 마속은 공명의 본영에서 구금 상태가 되었다. 그를 수비하는 역할을 맡은 문관 향랑(向朗)은 우연히도 마속과 동향 출신으로 친한 사이였으므로 그 죄인의 도망치는 것을 도왔다. 마속은 어디로 도망치려 했는지 기록에는 없지만 말할 것도 없이 위나라로 망명하려 하였을 것이다. 그는 책임을 지는 것이 두려웠다.
그러나 마속은 도망치는 데 실패하였다. 촉나라 경비병에게 체포되고 말았다. 촉나라 법률에는 <배신자는 사형>이라는 조문이 명기되어 있으니까 마속은 <배신의 죄>로 극형을 받게 되었다는 것이 역사의 사실이다.
공명이 마속을 베면서 눈물을 흘렸다는 것은 그를 애도해서가 아니라 유비(劉備)의 유언을 거슬러 이 바보를 신뢰한 자신이 분명하지 못함을 슬퍼해서가 아닐까.
2, 신상필벌(信賞必罰)
제1차 북벌 때의 공명은 무능했다. 그러나 그는 이 실패를 허심탄회하게 분석 검토하여 자신의 무능함을 반성하고 성장한 것이다. 이것이 보통 사람과 다른 점이다.
공명은 제1차 북벌의 전후(戰後) 처리를 실로 엄밀히 행하였다. 극력 객관적인 입장에 서서 철저히 추구하였다.
전술적인 의미의 전범은 말할 것 없이 마속이다. 그는 도망을 꾀했기 때문에 사죄(死罪)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 또 그를 둘러싼 무능한 장군이 몇 있었는데[(장휴(張休), 이성(李盛)) 이들도 끝내는 사형되었다. 다시 마속의 탈출을 도운 향랑(向朗)을 파직하여 성도(成都)에 칩거(蟄居)시켰다.(수년 후에 복귀한다.)
또 조운(趙雲)에게도 패전의 책임을 지게 해서 그는 계급을 진동(鎭東) 장군에서 진군(鎭軍) 장군으로 한 등급 낮추었다. 단지 조운은 약소한 부대를 이끌고 강세를 타고 적의 맹추격을 멈추게 하는 데 성공하였으므로 죄만 묻는 것은 너무 과하였다. 그래서 공명은 은상으로 군수물자의 비단(촉나라의 명산품)을 그의 장병들에게 증정하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조운은 이를 거절하였다.
그가 말하기를 <승상, 이제부터 겨울이 옵니다. 그런 것은 은상으로 하지 마시고 겨울 특별수당이라는 명목으로 지급하는 것이 병사들도 기뻐하리라 생각합니다.>고 말했다. 그의 말은 의미가 깊은 말이었다.
그의 군대는 어떤 이유에서든지 패배한 것이므로 벌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정상을 참작하여 은상을 받는다면 <신상필벌>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공명은 이 장군의 말의 의미를 깨닫고 그의 조언에 따랐다. 그 조운은 이듬해에 병몰하였다.
그런데 제1차 북벌의 패인을 착실히 분석하는 경우 전략면의 최대의 전범은 무엇이라 해도 공명 자신이다. 그래서 공명은 그런 자신에게도 벌을 주었다. 그는 승상(丞相)의 지위에서 물러나 우장군(右將軍)이 되었다. 곧 3계급이나 강등한 것이다. 황제 유선(劉禪)은 반대하였으나 공명 자신이 고사하여 이렇게 되었다. 단지 공명을 대신하여 승상의 일을 할 수 있는 자가 없었으므로 잠정적으로 승상의 직무는 수행하였다.
모두에게 벌을 주기만 해서는 안 되었다. 성공을 칭찬하지 않으면 신상필벌이라고 할 수 없다. 공명은 가정(街亭)의 싸움에 훌륭히 지휘를 한 왕평(王平)에게 막대한 은상을 주고 승진시켰다.
그리고 공명이 스스로 죄를 깊이 반성하고 신상필벌을 명확히 시행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스스로의 마음도 풀리었다. 나라 안에 <공명은 패배의 원인을 철저히 구명하고 대처법을 확립하는 데에 성공 한 듯하다. 그렇다면 다음은 이길 것이다>고 하는 기운이 북돋아 올랐다. 이것이 제2차 북벌을 실현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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