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고창신 溫故創新 ongochangsin

과학/과학

연호(年縞)에 대하여

간천(澗泉) naganchun 2013. 5. 8. 07:08

 

 

연호(年縞)에 대하여

 

 

-종래의 방사성탄소동위체 측정법보다 화석 등 오랜 물체의 연대측정이 수백 년 단위로 정밀하게 할 수 있다고-

 

 

2012년 10월 19일 영국 뉴캐슐대학의 나카가와쓰요시(中川毅) 교수와 유럽 연구구릅이 일본 후쿠이현(福井縣)에 있는 호수 수이게쓰호(水月湖)의 퇴적물로 화석 등 오랜 물체의 연대측정이 수백 년 단위로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고 미국 과학지 사이언스에 발표하였다. 적어도 5만 28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가 있어서 세계 어느 곳에서 채취한 화석이라도 정밀한 연대를 측정할 수 있고 과거의 기후변동도 조사할 수 있는 척도가 된다고 한다.

 

 

 

연호(年縞)란 무엇인가

연호(年縞)(non-glacial varve)란 호수 밑바닥에 퇴적한 층이 그리는 줄무늬(縞) 모양의 무늬를 말한다. 봄철에서 여름에 걸쳐 규조(珪藻)가 번식하여 이루어진 백색 줄무늬(縞)와 가을에서 겨울에 걸쳐 점토광물이 퇴적한 흑색 줄무늬(縞)가 세트가 되어서 나무의 연륜처럼 한 쌍의 줄무늬(縞)가 1년의 시간을 나타낸다.

연호 중에는 화분이나 프랑크톤, 화산회나 황사 등이 함유되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분석함으로써 과거의 기후변동을 연단위로 복원할 수가 있다.

그 오차가 겨우 수년밖에 안 된다는 연호는 환경과 문명의 관계를 탐구하는 데에 가장 알맞다. 1년 단위의 환경변동을 기억한 바코드 모양의 연호는 마치 지구의 역사를 새겨놓은 지오게놈(Jeogenomu) 이라 할 수 있다.

 

각광 받는 수이게쓰호(水月湖)의 연호(年縞)

일본 후쿠이현(福井縣) 와카사쵸(若狹町)에 있는 호수의 하나인 수이게쓰호(水月湖)는 최대 수심이 34미터로 깊고 직접 유입되는 큰 하천이 없기 때문에 호수 밑바닥의 물이나 펄은 물 흐름에 의하여 흐트러지는 일이 없고 무산소 상태이기 때문에 생물도 살지 않는다. 호수의 밑바닥에 내려 쌓인 퇴적물은 고요히 그대로의 상태로 영구히 지탱되었었다.

호수의 밑바닥에는 봄부터 여름에 걸쳐서 규조(珪藻) 등이 번식하여온 백색 층과 가을부터 겨울에는 점토광물이 퇴적한 흑색 층이 1년에 한 장씩 엷은 층을 이루어 나무의 연륜처럼 쌓여있다. 이것이 연호(年縞)라는 것으로 그 속에는 규조 이외로 화분이나 종자, 잎, 화산회, 황사 등이 포함되고 있다.

규조는 수역의 환경에 따라 생식하는 종류가 다르고 사후에도 규산질(珪酸質)의 껍질을 남긴다. 화분도 식물마다 모양이 다르고 굳은 막으로 덮여있기 때문에 호수 밑바닥에서는 몇 만 년이라도 썩지 않고 남는다.

연호를 한 장씩 세어서 그것에 포함된 것들을 분석함으로써 주변의 식생, 삼림의 변천, 기온, 수온, 해면 높이의 변동, 홍수나 지진 발생까지 알 수가 있다.

많은 지리적 조건에 맞는 수월호의 경우 약 15만 년간에 걸친 거의 연단위의 가느다란 연대측정이 가능하다. 이것은 지금까지 세계 각지에서 발견된 연호의 최장기록이라 한다.

지금까지의 연구에서 1만 5000년 전에 급격한 온난화가 시작되어 주변에서 솔송나무 등 빙기의 수목이 격감하고 이어지는 500년간의 공백(삼림이 적은 황야상태) 후에 너도밤나무(撫), 졸참나무(楢) 등 온대의 낙엽관엽수에다 삼나무가 섞인 숲이 확대된 것을 알 수 있다.

일본 와카사쵸(若狭町)에서는 1980년에도 수월호에서 최초의 학술조사를 실시하였고 1991년에는 수월호의 호수 밑바닥에서 78미터의 연속된 퇴적물을 채취하여 그때부터 <연호>라는 말이 쓰이게 되었다.

2006년 여름에도 수월호에서 영국 뉴캐슬대학의 나카가와(中川毅)조교수를 비롯한 각국의 연구자가 참가하여 학술조사가 행해져서 최장 71미터 남짓한 연호를 채취하고 현재 분석 작업 중이다. 거기에는 약 1만년 정도 전에 일어난 한국 울릉도의 분화에 의한 화산회나 대지진의 흔적 등도 확인되고 있다.

 

 

연호

(1)은 대지진 흔적 (2)는 울릉도 지진회(2006년 채굴)

(사진제공-와카사쵸기획환경과)

 

이러한 <환경고고학>이라 불리는 새로운 학문 분야에서 자연환경의 변화와 인류의 역사와의 관계를 탐구하는 연구가 추진되고 있다. 그 세계 유수의 연구 거점인 수월호의 연호는 지구온난화의 위기가 닥쳐오는 현재 과거에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고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간사이발전 기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