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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화 보따리/일화 보따리

비파는 나도 탈 수 있다.

간천(澗泉) naganchun 2011. 11. 5. 04:33

 

비파는 나도 탈 수 있다.

 

 

 

옛날 오(吳)나라에 양도(楊度)라는 사람이 수레를 타고 밤길을 가고 있었다. 한참을 갔는데 도중에 비파를 손에 들고 있는 소년이 나타나서 수레를 태워달라고 청했다.

양도는 쾌히 승낙하고 가는데 소년은 비파를 몇 십 곡을 타서 들려주었다.

비파를 다 타고 끝난 줄 알았는데 갑자기 혀를 내밀고 눈이 뒤집혀서 무서운 형상(중국의 유령의 얼굴)으로 변하였다.

놀란 양도는 수레를 달려서 도망쳤는데 도중에 소년은 사라지고 말았다.

 

한참 있더니 이번에는 한 사람의 노인이 나타나서

“나는 성이 왕(王)이요, 이름은 계(戒)라 합니다. 수레를 태워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하고 말하는 것이다.

이에 양도는 왕씨라는 노인을 태우고 가는데 한참 있다가 먼저의 유령 이야기를 하였다.

“아니 먼저 번에는 유령을 태웠었지 뭡니까.”

“오! 유령을 말입니까?” 놀라는 노인에게 양도는 말을 계속하였다. 

 

“그런데 그 유령은 비파를 잘 타더군요. 슬픈 가락이었습니다.”

“비파라면 나도 탈 수 있습니다.”하고 노인이 말하는 것이다.

이에 노인을 쳐다보니 그것은 먼저 번의 유령으로 다시 혀를 내밀고 눈이 뒤집혀 있었다.

양도는 무서워서 기절하고 말았다.(수신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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