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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월요단상

신록의 향훈

간천(澗泉) naganchun 2012. 5. 7. 04:14

 

 신록의 향훈

 

 

 

 

꽃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이내 비가 내렸고

꽃잎이 '연무처럼' '눈송이처럼' 흩날리는 그 '연막전' 한가운데서

나무들은 다음 무대를 준비하는 배우들 같다.

주연배우들이다. 너도 나도 모두가 주인공이다. 분주하다.

 

아직 누구에게 물어보진 못했지만

아침 등교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물어보고 싶어진다.

“아직도 국어 교과서에 ‘신록예찬’이 있나요?” 라고.

 

「신록예찬 (新綠禮讚)」

이양하님이 지은 수필이다. 신록의 신선한 아름다움, 나의 생활과 신록의 의미, 초록에 비치는 찬탄 등의 3단계의 구성으로 된 수필로, 자연에 몰입하여 인생을 관조하는 동양적 직관을 잘 구사하였고, 간결하고도 운율적인 문장으로 표현하고 있다.

1947년에 을유 문화사에서 펴낸 첫 수필집에 실려 있다.

이 수필은 「푸르스트의 산문」ㆍ「페이타의 산문」 등과 같이 인생과 자연을 직관하고 개인적인 상상으로 의미를 응집하는 개인적 수필의 전형을 이루고 있는 작품이다. 이 세 작품은 수필의 한 전범으로 고등학교의 「국어」나 「문학」의 교과서에 여러 번 수록되고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출처 ; 네이버)

 

만산(萬山)에 녹음이 싹트는 지금. 5월 초다.

이제 신록이 우거지고 그 싱그러움 만끽하는 것도 잠시다. 바로 지금. 이양하선생님의 신록예찬을 압도하는 ‘신록예찬 2’ 버전이 기대된다.

이양하선생님 만큼 신록에 미쳐서 신록의 사주를 받은 멎진 글을 써보고 싶어진다.

이렇게 오묘한 신록에 대해서 어떤 감성으로 노래를 할 수 있을까? 만은 그 신록이 움트는 느낌을 촉각적으로나마 묘사해보면...

 

나무들이 수줍게 화사한 연분홍에서 인디언핑크빛, 하얀 꽃잎의

귀걸이와 목걸이 같은 악세서리를 내려놓는가 싶은 그 찰나의 순간은

매우 시각적이다.

 

나무가 연한 초록으로 변하려고 하는 순간은 근질근질 ‘촉각’이 곤두선다.

나뭇가지 전면에 포진되어 있는 모든 세포들의 긴장과 탄력성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나무에 싹이 돋아나는 과정은 ‘싹 틔움 요정들’이 짓이다.

그들의 행위예술의 극치다. ‘싹 틔움 요정들’은 초록기운이다.

 

‘싹 틔움의 요정들’

‘톡, 톡’

나뭇가지 가지와 가지를 튕기며 돌아다니기를 얼마간....

 

그 초록 기운들은 지구상 모든 식물들을 지휘하며

하늘의 구름의 움직임을 계속 찍은 영상을 빨리 돌려 보는 것(fast speed)과 같은 효과처럼 나무에게서 계속 계속 초록 뭉게구름이 피어오른다. ~~~~ (이하생략)

 

지금, 온통 세상은 초록색 한 창이다. 이내 이 신록들이 짙은 초록으로 달라져 가면

사람들은 벌써 여름이 왔다고 “봄도 없이 여름이다.” 라고 아우성칠 것이다. 계절들이 각각 제 목소리를 내는 개성시대. 또 다른 감성의 시작도 기대된다. <e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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