楓橋夜泊(풍교야박)
우리가 잘 모르는 지역에 가면 우선 동서남북 방위를 분간하지 못하는 수가 있다. 게다가 환상적인 광경을 접하게 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에 심취해버리기 쉽다. 또는 날 새는 줄 모르게 환락에 빠져버리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작자는 단풍과 어화에 취하여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흥취에 빠져있다.
--풍교에서 밤을 지내며--
당/唐 장계/張繼
달 지자 까마귀 울어 서리는 하늘에 가득 차고
강가 단풍나무와 어화가 졸음을 오게 하네.
고소성 밖 한산사의
한밤중 종소리는 은은히 나그네의 배까지 들리는구나.
月落烏啼霜滿天(월락오제상만천)
江楓漁火對水眠(강풍어화대수면)
姑蘇城外寒山寺(고소성외한산사)
夜半鍾聲到客船(야반종성도객선)
*상만천(霜滿天)-서리가 하늘에 차다. *강풍(江楓)-강가의 단풍. *어화(漁火)-고기잡이 횃불. *대(對)-마주하다. *대수면(對愁眠)-졸다. *락(落)-지다. 떨어지다. *오(烏)-까마귀. *제(啼)-울다. *상(霜)-서리. *만(滿)-가득 차다. *풍(楓)-단풍나무. *어(漁)-고기. *수(愁)-걱정. *면(眠)-잠자다. *고(姑)-시어미. *소(蘇)-소생하다. *한(寒)-춥다. *반(半)-반. *종(鍾)-종. *도(到)-다다르다. *객(客)-손님. *선(船)-배.
감상
작자가 가을 어느 날 강상의 배 위에서 밤을 새운 체험을 시로서 형상화 한 것이다.
서산에 달이 지자 까마귀가 울고 하늘에는 서리가 가득하다. 강가에는 단풍나무가 강물 위에는 고기잡이배의 횃불이 비추어 여행에 지친 나그네의 졸음을 부추긴다. 고소성 밖 한산사의 종소리는 한 밤중에 울려 나그네가 타고 있는 배까지 들려온다.
작자는 강 위에서 보는 풍경과 겪는 체험이 흥미로워서 시간 가는 것을 잊은 듯하다. 서산에 달이 지고 까마귀가 울고 서리가 하늘을 덮는 것을 보는 시각은 이미 새벽이 가까워진 것을 말한다. 게다가 한산사의 종소리는 밤중에 울린 것처럼 알았으나 이 종은 새벽 예불을 알리는 종소리일 것이다.
작자는 날이 새는 줄도 모르고 늦가을 강 위의 배에서 풍경에 취하고 나그네의 외롭고 근심스러움과 피곤함으로 밤을 새운 것이다.
작자
장계(張繼)(생몰연대 미상)
당나라 중당기의 시인이다. 자는 의손(懿孫), 양양(襄陽)(호북성양번시/湖北省襄樊市) 사람이다. 753년에 진사가 되고, 진융군막부(鎭戎軍幕府)의 속관(屬官), 염철판관(鹽鐵判官) 등을 거쳐서 검교사부원외랑(檢校祠部員外郞)이 되었다. 20여수의 시를 남기고 있는데 그 중 이 <풍교야박(豊橋夜泊)>이 인구에 회자된다. 박식해서 담론을 즐겼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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