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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감상/중국 한시

蜀道後期(촉도후기)

간천(澗泉) naganchun 2009. 6. 10. 02:44

 

蜀道後期(촉도후기)

 

당/唐 장열/張說

 

 

 

 

요즘은 전 세계 어느 곳이든지 자유롭게 여행을 할 수 있는 세상이다. 여행에는 단순히 관광으로 자연과 풍물을 구경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도 있겠으나 다른 사업상의 목적을 가지고 가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나그네로서의 여행자는 소기의 목적을 하루라도 빨리 처리하고 가족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오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일은 뜻대로 되지 않고 시간은 예정보다도 길어지는 경우에 나그네 마음은 얼마나 초조하겠는가. 옛날에는 자동차도 비행기도 없었으니 장안에서 성도까지 오가는 길이 얼마나 험하기도 하였겠는가. 가을바람이 불기 전에 돌아오리라 가족과 약속하고 떠났는데 집에 돌아와 보니 이미 가을은 깊었다. 그 심경을 다음 시를 통하여 느껴보자.

 

 

--촉나라 여행--

 

나그네 마음 일월과 다투는 뜻은

오고 가는 기약을 하였기 때문이지

가을바람은 나를 기다리질 않고

나보다 먼저 낙양에 이르렀구나.

 

 

 

감상

 

여행을 하는 나그네가 하루라도 빨리 돌아가고 싶어 함은 왕복 일정을 미리 정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을바람은 나그네인 나를 기다리지 아니하고 한 발 먼저 낙양에 도착하여버렸구나. 작자는 여행을 떠나면서 적어도 가을바람이 불기 전에는 돌아오리라 하고 떠난 듯하다. 그런데 예정한 기간 안에 돌아오지 못하였다고 읊고 있다.

제 1구에서 <객심(客心)>과 <일월(日月)>과의 다툼으로 표현하고 있는 부분이 흥미롭다. 가을바람은 서쪽에서 불어오는 것이고, 나그네가 간 촉나라도 장안에서 보면 서쪽이다. 동일 지점에서 출발하면 가을바람이 빠르겠나, 나그네 걸음이 빠르겠나 하는 경쟁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나그네는 일정을 착실히 치러서 하루라도 빨리 돌아오고자 하였으나 늦었구나 하고 한탄한다. 촉나라에서 맞은 가을바람이 벌써 장안까지 왔구나 하고 계절의 이행이 나그네의 발길보다 빠름을 읊고 있다. 아마도 촉도는 험난한 길인 듯하다.

 

 

客心爭日月(객심쟁일월)

來往預期程(래왕예기정)

秋風不相待(추풍부상대)

先至洛陽城(선지낙양성)

 

*촉도(蜀道)-장안에서 촉나라로 가는 길. *후기(後期)-예정한 기일에 늦는 것. *객심(客心)-나그네 마음. *쟁일월(爭日月)-하루라도 빨리 돌아가고 싶은 마음의 뜻. *기정(期程)-일정을 정함. *불상대(不相待)-가을바람은 여행객인 나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함. *쟁(爭)-다투다. *래(來)-오다. *왕(往)-가다. *예(預)-미리. *기(期)-기약하다. *정(程)-일정. *대(待)-기다리다. *지(至)-이르다.

#촉(蜀)(221-263)-중국 삼국시대의 위(魏), 오(吳)나라와 함께 중국의 삼국을 이루었던 나라로서 시조는 유비(劉備)이며 수도는 성도(成都) 현재 사천성(四川省)과 호북성(湖北省) 일대를 영토로 했다.

 

작자 

 

장열(張說)(667-730)

당나라 초당기의 시인이다. 자는 도제(道濟) 또는 열지(說之), 시호는 문헌(文憲)으로 낙양(洛陽)(하남성/河南省) 사람이다. 장열은 신분이 낮은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무측천(武則天)의 인재 등용책에 따라 23세에 과거에 급제하여 중서령(中書令), 상서좌승상(尙書左丞相)을 역임하고, 악주자사(岳州刺史)(호남성/湖南省), 유주도독(幽州都督)(북경/北京)을 하기도 했다. 시풍은 서정시에서 결실을 맺어, 초당에서 성당 시대로 가는 가교적 역할을 하고, 문장에도 뛰어난 재주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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