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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감상/중국 한시

돈이 없으면 적막강산

간천(澗泉) naganchun 2009. 5. 13. 09:22

 

돈이 없으면 적막강산

 

 

<돈이 없으면 적막강산이요 돈이 있으면 금수강산이다.>란 속담이 있다. 돈이 없으면 보이는 모든 것이 쓸쓸하고 외롭게 느껴지고 돈이 있으면 보이는 것이 아름답고 항상 즐겁다는 말일 것이다.

돈이 있으면 못할 일이 없는 세상이 된듯하다. 옛날에는 권력에 돈이 따랐다 하면 지금은 돈에 권력도 아부하는 세상이 되어버린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요즘 드라마작가들이 쓰는 드라마를 보면 돈만 있으면 명문가가 되고 귀족이 되는 것처럼 묘사되고 있는 작품이 흔하다. 과연 그럴까? 대기업이 탈세 혐의를 받아 내사를 당하고 부정한 방법으로 경영권을 인계인수하였다는 등 흔히 신문에 오르내린다. 공자님은 부정한 방법으로 부를 이루는 것은 뜬구름 같다고 하였지만 과연 돈만 많으면 명문가가 되는 것일까?

다음의 한시를 감상해 보시라. 돈이 무엇인지 옛사람도 그로 한탄하였음을 볼 수 있으니 고금을 막론하고 돈이 문제로다.

 

세상 사람들의 교제함에는 돈이 필요하다고 한다. 돈이 많으면 좋으려니와 돈이 적으면 사귐도 깊어지지 않는다. 돈이 많아서 사귐이 깊어진다 하더라도 잠깐 동안의 사귐일 뿐 끝내는 길가다 만난 사람인 듯이 냉정해지는 것이다. 이 시는 작자가 과거에 낙방하였을 때 여관 주인이 냉정해진 데서 지어진 것이 아닐까 한다. 돈줄이 끊기면 인연도 끊기는 세상의 야박함이 잘 나타나 있다. 돈이 없어 얼마나 적막함을 느꼈으면 주인집 벽에 이 광고(?)를 붙였으랴!

과연 <돈이 없으면 적막강산이요. 돈이 있으면 금수강산이다.>라 할 것이다.

 

 

장안 주인집 벽에 글을 짓다--------------당/唐 장위/張謂

 

사람들 친구 사귐에 돈을 쓴다네.

돈이 적으면 우정도 깊지 않다오.

지금은 허락하는 것 같지만 잠시 교제하는 것

끝내는 곧 나그네처럼 그냥 지나친다네.

 

 

題長安主人壁(제장안주인벽)

 

世人結交須黃金(세인결교수황금)

黃金不多交不深(황금부다교불심)

縱今然諾暫相許(종금연락잠상허)

終是悠悠行路心(종시유유행로심)

 

작자

장위(張謂)(생몰 연대 미상, 일설에 721-780?)

당나라 중당기의 시인이다. 자는 정언(正言), 하내(河內)(호남성/湖南省) 사람이다. 740년에 진사가 되고, 절도사(節度使)의 막료로서 북방에 종군한 일도 있고, 북경지방을 방랑한 일도 있다. 후에 상서랑(尙書郞), 예부시랑(禮部侍郞), 지공거(知貢擧), 담주자사(潭州刺史)(호남성장사/湖南省長沙)를 역임했다. 술을 좋아하고, 시를 짓는 데 율격이 엄격하며 언어사용에 정통해있다고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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