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고마워하자
화창한 햇살에 싱그러운 신록이 펴나는 계절인데 한 삼일 집안에만 박혀 있었다.
하루는 비바람이 세게 쳤고 하루는 온종일 배탈이 나서 앓다가 이튿날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으니 급성 장염으로 큰 걱정은 없는데 오늘 하루는 금식을 하여 물만을 마시라는 진단을 받았다.
4일째 아침에는 몸의 컨디션이 좋아져서 죽을 끓여 먹었고 아침 운동도 할 수 있었다. 몸에 병이라도 났다면 어떠할 것인가? 이 정도로 회복이 되었으니 고마운 일이다.
10여 일 전에 고추와 들깨를 심었었는데 활착 상황도 확인하고 비료도 쳐야 해서 운동도 되고 들바람도 쐴 겸하여 20여 킬로미터 떨어진 산으로 갔다.
항상 다니던 길을 가지 않고 엉뚱한 길을 가다가 연료 계지를 보니 휘발유가 다 되어간다. 가다가 주유소가 있어서 들렀더니 휘발유 주유소가 아니고 가스 충전소엘 들른 것이었다.
교외로 많이 나왔는데 주유소엘 가려면 먼 길을 돌아서 가야 하게 되었다. 그러나 멀리 돌기는 하여도 가는 길 도중이라서 다행이었다.
휘발유를 주유하고서 산길을 올라갔다. 5킬로 정도의 산길이다.
이 산길은 단선이라서 오가는 차량이 교차하기가 매우 불편하다. 마침 이 이른 시간에 벌써 산에서 내려오는 사람이 있어서 비탈진 외길에서 차를 만났다. 내 차가 뒤로 물러서야 할 형편이라서 물러서는데 갑자기 엔진이 작동이 멈추어서 제동이 듣지 않을 뿐 아니라 핸들도 조정할 수가 없었다. 하마터면 구렁에 빠질 뻔하였다. 구렁은 적어도 5~6 미터는 넉넉히 되는 곳이다. 온 몸에 땀이 솟았다.
다행히 엔진이 걸려서 차를 보낼 수가 있었다.
마주 오던 그 차에 탄 사람들도 놀란 듯 고마워하는 듯 손을 흔들며 떠났다. 나는 긴 한숨을 몰아쉬고 아 운이 좋았다 하고 안도했다.
엔진이 걸리지 않았다면 구렁에 빠져서 크게 곤혹을 치를 번하였는데 이 또한 고마운 일이 아닌가.
오늘은 이렇게 불행 중에 다행하여 큰 사고를 면할 수 있어 고마워해야 하는 하루였다.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 나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 여호와께서 나를 실족하지 아니하게 하시며 너를 지키시는 이가 졸지 아니 하시리로다.” 참으로 천지를 지으신 이가 나를 지켜주신 것이라 생각하고 시편을 음미하며 고마운 마음으로 하루를 났다.
매사에 고마워하자. 고마워하는 마음에 모든 액은 물러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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