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이 오면
유월이 오면 유월은 방금 사우나를 마치고 화장을 하고 나온 만삭의 여인이다. 환희에 찬 미래를 분만하며 유월은 온다. 새들은 숲속 새벽의 어둠 속에서부터 사랑의 노래를 합창하고, 풀벌레들도 서로 짝을 맞추기 한창이다. 들판에는 이름 없는 작은 꽃들마저 제각기 꽃을 피워 미래를 잉태하려 애를 쓰고, 논밭에는 벼 폭이 짝짝 소리를 내며 벌어진다. 나무는 나무들대로 풀은 풀들대로 제 몸피를 늘리며 서로 이웃하는 친구들과 정다운 악수를 하려 몸부림친다. 산과 들이 푸르름으로 가득해 지는 녹음의 계절로 내닫고 있다. 나에게는 1년 중 유월이 가장 좋은 계절이다. 새봄이 되어 3월부터 6월까지 내 몸은 생기를 찾아 활기가 솟아나고 머리는 명석해져서 생각하는 데에 피곤을 모르는데, 특히 6월이 되면 완전히 털갈이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