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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구축된 세포들에 의하여 지금의 당신이 있음을 아시는가?

간천(澗泉) naganchun 2021. 8. 10. 04:17

재구축된 세포들에 의하여 지금의 당신이 있음을 아시는가?

 

세포 이미지 

 

조직이 사라지고 만들어지는 손가락

 

손에는 엄지손가락에서 새끼손가락에 이르는 5개의 손가락이 열 지어 있다. 개개의 형상에 다소 다름은 있어도 손과 발에 5개씩 있다는 것은 척추동물에 공통하는 원칙적인 현상이다. 그러면 5개의 손가락은 어떻게 해서 생겨난 것일까?

몸만들기는 수정란이라는 1개의 세포가 그 발단이다. 수정란이 분열, 증식을 시작하여 겨우 4주 정도 지난 무렵 사람의 몸에는 두부의 제일 높은 곳부터 엉덩이의 제일 낮은 곳까지 길이 겨우 4mm 정도밖에 되지 않는 훌륭한 배자(胚子)까지로 성장해 왔다.

그 심장의 높이에 상당하는 흉벽(胸壁)의 양측에 완만한 높이가 좌우 1개씩 생겨난다. 그로부터 2일 정도 늦어서 같은 모양의 높이가 장래의 골반부에도 생겨난다. 각각 상지아(上肢芽), 하지아(下肢芽)라 불리는데 이것이 5주에서 6주에 걸쳐서 점점 길게 벋어서 상지와 하지로 향하여 발달해 간다.

지아(肢芽)의 선단 곧 손 혹은 발끝은 평평해서 마치 야구의 캐차미트(catchermitt)와 같은 모양이 되는데 아직 손가락 모습은 없으므로 수판(手板), 족판(足板)이라 부른다.

그런데 7주가 되면 몸 가운데 세포가 점점 분열, 증식을 계속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트의 4개소의 부분에서만은 세포가 돌연 죽어간다는 기묘한 작동을 한다.

그 한편에서 죽지 않고 남은 부분은 속에 뼈나 근육 등의 예비군을 발달시켜가므로 수판은 5개의 손가락이 명료한 그로브에로 모양이 변해간다. 같은 경과는 발에도 작동하여 그 덕분에 우리들은 손이나 발의 합계 20개의 손()가락을 활용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세포사회에서의 사망원인

 

몸 안에는 37조개나 되는 팽대한 수의 세포가 있다고 하는데, 그것은 수정란이라는 1개의 세포가 분열에 분열을 거듭하여 증식한 결과 몸이라는 거대한 세포사회를 만들어낸 것이다.

그런데 몸 안에는 세포가 분열하여 증식한다는 국면만이 아니라 점점 죽어간다는 사례도 이르는 곳에서 볼 수가 있다. 세포를 증식시키는 벡터(vector)와 감하는 벡터가 잘 협조함으로써 정합성(整合性)을 취한 몸만들기가 진행해나가는 것이 얼마나 훌륭한지를 말하지 않으면 안 된다.

혹시 어떤 원인으로 몸의 일부가 고열을 맞게 된다고 하자. 그러면 국소의 세포는 사멸할 것이다. 사고사로 비유할 수가 있을 것이다.

또 세균의 감염을 받아도 감염원이 내는 독소의 작용에 의하여 세포는 죽어간다. 이것은 외적의 공격을 받아서 세포막의 투과성에 이상이 생겨서 세포내에 대량의 물이 들어가고 그 결과 파열하고 마는 상황이다.

 

모두를 위하여 희생적 스스로의 죽음을 택하는 세포도 있다.

 

이처럼 우발적인 죽음의 방법과 달리 세포가 바이러스에 감염했다든지 암화한 경우에는 그대로 살아있으면 세포사회로서 미혹이라고 판단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는 길을 택하는 경우가 있다. 소위 세포사회의 재구축 선고를 받은 세포라는 셈이다.

이 때 재구축 세포는 그 안에 숨겨 가지고 있던 DNA분해효소를 활성화하여 유전자의 DNA를 잘라내어 그것으로 자살의 길을 가게 된다. 스스로를 불필요한 분자라 인식하여 죽음으로써 사회 전체의 평안에 공헌한다는 셈이다.

다른 곳에서의 공격에 의한 우발적인 죽는 방법을 네크로시스(necrosis 壊死)라 하는 데 대하여 자살에 의한 죽음의 방법은 아포프토시스(Apoptosis)라 해서 양자 사이에는 전혀 다른 메커니즘이 작동하고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

원래 아포프토시스란 큰 수목의 가지에 붙어있던 잎이 가을이 깊어짐에 따라 시들어서 가지에서 떨어져 고요히 대지로 돌아가는 모습을 표상한 용어이다. 그 중에는 결코 우발적이 아니라 자연의 윤회와 함께 마른 잎이 죽음과 수목의 성장을 결합한 자연관이 포함되고 있다.

앞에서 말한 미트에서 그로브가 되는 과정에서 손가락 사이의 세포가 죽어가는 것은 마치 아포토시스라서 5개의 손가락을 발달시키기 위하여 국소의 세포가 희생하는 것이다. 몸을 만드는 단계에까지 이르면 자사기구가 작동하여 그로 인하여 죽어가는 현상이니까 세포 안에는 미리 죽음이 프로그램 되어 있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 아포프토시스 (apoptosis)= 괴사, 유전적정보 등에 기초하여 자발적인 위축에 의한 세포사, 개체를 보다 좋은 상태로 지탱하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일으키는 관리, 조절된 세포의 자살 곧 프로그램화된 세포사.

* 네크로시스(necrosis)=고온, 독물, 영양부족, 산소부족 등 수동적 요인에 의한 부분적인 세포사.

 

손가락 사이의 세포가 죽어가는 것으로 손가락이 분리된다.

 

이처럼 프로그램 되어 있는 세포사(細胞死)는 뇌를 비롯한 중추신경계를 만드는 과정이나 면역세포를 발달시키는 경과에도 크게 전개되어 있고, 지금 우리들이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게 되는 것도 재구축된 세포들이 준 선물이라고 말할 수 있는 셈이다.

살아서 발달한 손가락도 혹사에 혹사를 당하여 최후에는 울음소리와 함께 볼 수 있다. 그런 케이스의 반면 조금 주름이 있어도 긴 인생을 향수시켜준 빛나는 손가락도 있는 셈이다.

몸만들기의 프로그램에는 무엇을 어떻게 만들지는 기록되어 있다고 해도 이루어진 몸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서 까지는 적혀있지 않다. 그러므로 우리들은 태어난 그 순간부터 의지할 곳이 없는 여로를 걸어가야 하게 되어 있다.

혹사당하여 때를 지내온 손가락에는 프로그램에는 적혀 있지 않는 그 사람의 사는 방법이 새겨져 있다. *

일본어원문=リストラされた細胞たちによってのあなたがあることをご存知

필자=야마시나쇼헤이(山科 正平,1941- 일본해부학자. 의사. 기타사도대학(北里大學) 명예교수, 전 일본현미경학회회장.

출처=https://gendai.ismedia.jp/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