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복지를 꿈꾼다!
이곳저곳에서 용무를 보기 위해서 버스나 자가용을 타고 이동하게 된다. 지하철을 많이 이용하는 편이지만 바깥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버스가 좋기도 하다. 버스에 앉아 차창 밖을 보면서 내가 주로 신경을 쓰는 것은 어떤 건물들이다. 각 구청마다 비슷한 외모와 성격을 드러내는 복지시설들이다. 어떤 복지시설인가 하면 각 구별로 성격이 비슷한데도 대상이 다르다는 이유로 멋지게 지어놓은 시설들이 많다는 점에 신경이 쓰인다.
각 구청마다 사람이 살기에 좋은 곳이라는 이미지를 주기 위해 너도나도 앞 다투어 짓는 곳이 복지시설이다.
서울특별시는 인구가 10,529천명(2011.12.31 기준)이다. 이 인원수가 각 행정구별로 나뉘어 살고 있다.
행정구역은 25개의 자치구, 즉 구가 25개(2011.12.31 기준)가 된다. 그리고 행정동, 즉 동사무소(주민 센터)가 424곳이다.
자치구 평균면적은 24.2㎢에 인구 421천명이 산다. 각 동 단위로 보면 동 주민 센터 평균면적은 면적 1.4㎢이고 인구가 25천명이다.
각 구청별마다 지역주민, 노인, 장애인, 부랑인 & 노숙인, 청소년 & 아동, 여성, 한 부모 가족 별로 다양하게 복지 시설이 구분되어져 있다.
강남구(인구573,003명)의 경우 종합복지관은 6곳, 사단법인에서 운영하는 곳이 15곳, 사회복지법인에서 운영하는 곳이 37곳이다. 총 58곳에서 위의 대상들에게 복지혜택을 주고 있다.
다른 구의 예를 들어보자. 강북의 도봉구(인구367,949명)는 종합사회복지관이 3곳, 사단법인에서 운영하는 곳 없음, 사회복지법인에서 운영하는 곳 4곳이다.
은평구(인구498,350명)는 종합사회복지관이 3곳, 사단법인에서 운영하는 곳이 3곳, 사회복지법인에서 운영하는 곳이 12곳으로 강남구에 비하면 역시 적다.
강서구(인구575,846명)는 종합사회복지관 10곳, 사단법인 운영하는 곳 3곳, 사회복지법인 12곳이다. 역시 강남에는 못 미친다.
강남구에 현저하게 많은 시설이 몰려 있음을 알 수 있다. 보통 생각으로도 사회복지 혜택이 필요할 것 같은 곳은 시설이 부족하다.
그 시설들은 겉으로 보기에도 신식이다. 멋지다. 참 좋은 현상이다. 사람들이 살면서 인간으로서 누릴 수 있는 혜택을 나라에서 시스템을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각 건물마다 시설 면에서의 인프라는 잘 갖추지만 그 안에서 담고 있는 소프트한 콘텐츠에 어떤 차별화가 있는가 하는 점이다. 물론 대상마다 비슷한 프로그램으로 짜여있다. 그런데 꼭 별개의 건물이어야 하는가이다.
노인이나 장애인이나 각각은 서로 해후해서는 안 되는 존재들 마냥 서로 격리시켜서 ... ???
수용한다. 복지시설도 쇼핑센터나 마트처럼 사람들이 북적거려야 하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각 복지 건물들은 한가해 보인다. 내 생각이다. 낭비되는 느낌이 든다.
그 복지시설들이 너무 중복되지 않는가하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나는..
그렇다면 노인복지관과 장애인복지관등의 시설들을 각각 따로 떼어서 준비할 것이 아니라 복합시설로 만들어 각 대상들이 각각이 배우거나 받는 프로그램은 다르더라도 그 복합공간에서 만남도 있고 어우러져서 배우고 즐기고 쉴 수 있는 곳으로 만들면 안 될까.
통합하는 것이다.
영화관이 다양한 영화를 한 곳에서 원하는 것을 골라 볼 수 있듯이, 쇼핑공간이 다양한 것을 한 곳에서 원스톱으로 선택해서 구매할 수 있도록 복지 분야도 통합화하여 다양한 대상이 각자의 프로그램을 배우는 교실은 다르더라도 복도나 식당, 휴게실, 운동장 등에서 만나고 어우러지면서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음을 실감하게 하면 안 될까.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는 노인 분들도 지하철역이나 공원에서 서성거릴 것이 아니라 복지시설에서 경로당처럼 이용하고 사람 구경하면서 시간을 즐겁게 보낼 수 있게...
복지시설의 멀티플랙스화-- 그것이 내가 꿈꾸는 복지다. 그렇게 된다면 프로그램의 낭비, 공간의 낭비, 인력의 낭비, 시설물 유지관리의 낭비 등 다양한 낭비요소를 줄이면서
사람들이 한데 어우러져 다양성을 느끼고 생각하는 기회를 가지게 될 것이다. 장애인의 휠체어를 노인분이 문을 열어주어 도움을 줄 수도 있고, 어린이에게 유익한 동화읽기를 노인복지관 소속 분들이 아기들의 정서함양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식이다.
마케팅에서는 타켓이 매우 중요하다. 누구에게 어떤 물건을 어떻게 팔 것인가가 핵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복지, 문화는 조금 다르게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복지건물이 too have much(너무 많다). 아직도 받아야 할 사람들이 받지 못한 곳과 흔해빠지게 넘쳐나는 곳이 있는데 그것을 각 구별로 구분지어서 할 것이 아니라 조금 경계 없이 누구나 접근가능한 곳 여러 곳에 골고루 분산 배치하여 다양한 혜택을 받고 싶은 사람들이 받으며 지내게 지원하는 방안은 없는 것인가?
서울시청에 계신 분들이 각 구별로 어떤 상황인지 조감도를 보듯이 서울시 전체 상황을 테마별로 통합적으로 내려다보았으면 좋겠다. 그저 자신들이 만든 서울시 사이트에 제시된 자료에 한 번만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훑어본다면 총체적으로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지 나올 것 같다. 어디까지나 서울시를 예로 든 것이다. 이를테면... <e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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