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속에 묻혀가는 부질없는 생각
공자님이 강 언덕에 서서 말씀하시기를 “지나가는 것은 이와 같구나 밤낮을 가리지 않고 흘러가는구나.”(逝者如斯夫인저 不舍晝夜로다.)하고 늙음을 개탄하였다 한다.
현존하는 모든 것은 이렇게 물 흐르듯이 변한다. 석가는 제행무상(諸行無常)이라 했고, 그리스의 헤라그레이토스는 “만물은 유전한다.”고 하여 어제의 것은 오늘 그대로 있지 않음을 말하였다. 이렇듯 공자님도 강가에 서서 과거를 돌이켜보며 늙음을 개탄하셨으리라.
공자님보다도 한참 더 나이를 먹어 덤으로 사는 이 나이에 지나간 일을 후회하고 아쉬워하여 심오하게 생각하며 살아야 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그야말로 되는대로 살고 싶다. 이것이 자유라는 것이 아닐까.
그런데 나는 늘 자유롭지 못하다. 무엇인가를 해야 직성이 놓이는 성미라서 말이다.
벌써 7년 여 전에는 <온고창신>이라는 홈페이지를 개설 운영하였었는데 서버의 서비스가 끊이면서 그만 두고, 3년 남짓 전부터는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매일 적어도 한 편 정도라도 좋은 내용의 글을 실어야 하리라 하여 시작한 것이 요즘에는 강박 관념이 되어서 도저히 자유롭지가 못하다. 젊은이의 지적 호기심에 부응할 수 있는
무슨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늘 나를 붙잡고 있다.
이러는 생활이 정신과 육신의 건강에 좋다고들 하는데 일부 그런 말을 긍정하고 싶어지기도 하여 이 일을 계속하려고 단단히 마음먹고 있다.
게다가 나는 철학자가 아니지만 나 아닌 우주 그 우주 뒤에 있을 존재에 대한 생각이 뇌리를 늘 감돌고 있다.
나의 존재는 무엇인가.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나는 무엇을 해야 하며 할 수 있는가.
하는 것들이 뇌리를 벗어나지 않는다.
피안의 세계가 가까워진 것이 아닐까.
그래서 젊은 시절에 세례를 받고 입신했던 기독교에로 귀의하기로 결심하여 일요일마다 열심히 교회에 나아가서 기도하고 예배를 드리고 있다.
신앙과 실제와의 갈등을 얼마나 거쳐야 할 것인지, 나에게는 벗지 못하는 구습과 전통의 관념이 가득하다.
새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련다.
세월은 자꾸 가기만 하는데 정말 부질없는 생각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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