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주인공이다!
매 분기마다 놓치지 않고 보는 드라마들이 있다. 지루하거나 조금은 힘이 빠지는 생활 속에서 꼭 보고 싶은 드라마는 기운 없을 때 먹어줘야 하는 맛난 음식과 같다.
대세인 드라마들은 그때그때 챙겨볼 때도 있고 시기를 놓치고 별로 관심이 가지 않던 드라마가 나중에 한 참 지난 뒤에야 유행이 지나서야 ‘봐야겠다.’는 계시가 있게 되면 다운받아서 한꺼번에 채하듯 보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 아쉽게 그 끈을 놓아준 드라마는 ‘신사의 품격’이고 아직 함께하고 있는 드라마는 ‘넝쿨당’이다. 이 드라마들에서 나는 예전 드라마들하고는 조금 다른 두드러진 특징을 느낀다.
그것은 나오는 사람들 모두가 ‘자기표현을 하고 사는 주인공들’ 이라는 점이다.
물론 그 안에는 더 부각되는 인물이 있게 마련이지만 어느 누구하나 그 인생이 중요하지 않은 인물이 없을 정도로 각각의 인생드라마가 그려진다. 그들의 삶의 한 면을 보기만 해도 그들의 심정이 어떠했을까하고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럴 여지를 준다.
그 이전 드라마들은 주인공이나 제이인자들의 삶 이외에는 정말 미안할 정도로 기타 등장인물들의 삶에 대해서 들여다보지 못하게 일축해버리는 갑갑한 그런 장치 같은 것을 느끼게 된다. 드라마 보고나면 우선 생각나는 것은 주인공의 삶밖에는 없고 그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자기표현의 여지가 전혀 주어지지 않는 시나리오라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이 세상 살아가는 모든 사람이 소중한 존재들인데 드라마라는 한정된 시공간 안에서 보여주려니 한계가 물론 있고 절제도 되어야 하고 누군가는 죽어주어야 하는 것이다. 여기서 죽어준다는 것은 몇몇 주인공들밖에 부각시킬 수밖에 없는 시간이라는 것이다. 죽어주어야 하는 것은 등장인물들이 무생물처럼 주인공의 들러리로서 ‘이래도 흥, 저래도 흥’ 인 ‘자기’가 없는 무생물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인간관계가 없는 모습이다.
그래서 위의 두 드라마처럼 자기표현을 모두가 할 수 있게 자리를 마련한 작가 혹은 의도가 반갑고 고맙다. 시간과 드라마가 펼쳐질 공간이 한정되었다 하더라도 거기에 나오는 사람들은 모두 각자의 삶이 묘사되어져야 하고, 한 단면만 보아도 그 삶의 의지와 심정을 느낄 수 있는 장이 마련된 것이 좋은 일이라고 생각된다. 주인공의 인간관계뿐 아니라 나오게끔 한 사람들 모두의 인간관계가 그려지니 말이다.
그 드라마는 작가의 생각으로 쓰였겠지만 분명, 심리상담사나 역동상담가의 조언이 가담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인간 개개인의 삶을 허투루 생각하지 않는 마음이 느껴진다.
물론 두 드라마는 심각하거나 심리극도 아니다. 그저 일상의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로맨틱 코미디, 시트콤 같다. 경쾌하지만 쉽지 않고 재미있으면서도 따라 하고픈 ‘로망’이 있다.
모두가 자기표현을 하는 당당한 인간들이 그 안에 사니 자꾸 보고 싶어진다. <e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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