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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월요단상

달라야 산다

간천(澗泉) naganchun 2012. 4. 2. 04:55

 

 

달라야 산다

 

 

 

 

사람들을 인식할 때 DNA 검사가 있고 홍채 인식이 있고 지문인식이 있고 목소리 인식도 있다.

이제는 타자 습관이 비밀번호를 대신하는 시대가 된다고 한다. 곧 그렇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인지핑거프린팅기술'이라고 해서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타이핑을 할 때의 속도, 치는 글자 간격의 쉼 시간, 치는 리듬 등에 따라서 각각 개개인의 다름을 구별해 낸다고 한다.

(아 참, 요새는 손의 움직임만으로 화면에 휘~휘~ 갖다 대면 화면이 작동되니 그거와는 별개겠지만... )

 

주민등록 번호도 많이 도용이 되고 인터넷 해킹으로 비밀번호도 알려지기 쉽고 SNS로 누가 누군가의 사생활을 알게 모르게 퍼트리게 되기 때문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정체성이 복제되기 십상인 시대가 된 것이라고 한다. 너무도 똑같은 것이 넘쳐나는 세상이어서 자꾸만 다름을 인식하는 기술이 개발되어야 하게 된 것이다.

 

성형수술로 모두가 똑 같은 얼굴이 되려고 아우성이다. 아이돌처럼 비슷해지려고 매무새를 다듬고 똑 같아 지려고 자신을 변화시킨다. 거리에는 이렇게 서로 닮아지려고 애쓴 흔적을 지닌 몰개성이 돌아다닌다.

 

어떤 이는 취직시험에 합격하기 위해서라며 ‘서울 표준말’을 가르쳐 준다는 강좌에 등록을 한다. 사투리를 쓰면 떨어진다고.

 

이런 현상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내가 누구와 닮아야 편안해지는 마음인 것일까?

이젠 외모뿐만 아니라 의식에서 인체조직까지 바꾸는 기술들이 생기는 마당이니 개인정보를 구별하기 식별해내기 위한 차별화 인지 기술이 연이어 나오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누군가가 나랑 닮게 한다면 나는 정말 싫을 것이다. 나를 따라만 해도 싫을 것 같다. 사람은 누구나 그런데 다들 누군가와 닮아지려고 애쓴다. 위인을 닮고 좋은 사상을 쫒고 하는 것은 물론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현대를 사는 우리는 겉모습을 닮으면 그렇게 속도 자동적으로 업그레이드되는 줄 안다.

 

정말 문제는 이렇게 모두가 같아지려고 하는 의식이 아닐까?

너도나도 모두 똑같은 인간으로 변하고 누가 누구인지 분간 못하는 세상은 무섭겠다. 세대 차이를 극복하고 서로 동질의식을 느끼기 위한 의사소통의 수단이 발달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인간 개개인의 고유한 개성이 없어지고 정체성이 사라지는 것이 큰 재앙이 아닐까?

나다운 개성을 살리는 기술이 발전하고 트렌드가 되어야 할 것이다. 대량소비시대에는 뭔가 한 아이템이 유행을 해서 많이 팔리면 수익도 커지고 좋을 것이지만, 이제 달라야 한다. 다름이 추구되어야 한다. 제품을 생산하고 팔기 위해서 차별화를 외치는 것처럼 인간 모두 각각의 차이를 강조하고 부각시켜야 한다. 인간도 상품이니까?! <e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