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말로 은근히 멋스러운 사람들이 최근 대세!!
■ 양말. 바지와 신발 그 사이를 알게 모르게 조용히 자리를 차지하는 존재. 양말.
발을 보호하면서도 발 위로 언뜻 언뜻 내비치는 과감한 카리스마. --> 내가 양말에 대해 갖는 생각이다.
■ 신던 양말이 양쪽 다 동시에 펑크가 나면 좋지만, 대부분 한 쪽이 먼저 펑크가 나서 다른 한쪽은 홀로 남겨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 양말이 짝짝이가 되는 운명에 처하게 된다. 그래서 자주 착용하는 양말인 경우에는 같은 것으로 여러 켤레 한꺼번에 구입하여 펑크가 나도 다른 것과 매치시켜 짝을 맞추려 애쓴다.
그리고 대형 마트에서는 양말을 한꺼번에 3~4 켤레 같은 것을 묶음으로 판다. 아이들이 많은 집에서도 물론 비슷하거나 같은 것으로 통일하여 펑크로 인한 재앙에 대비를 한다.
이는 가급적 한쪽 양말도 잘 활용하려는 알뜰함에서 나온 것이리라.
하지만 우리의 발은 꼭 양쪽 같은 양말을 신어야만 하는 것일까?
발은 사람의 신체 중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임에도 (어디 중요하지 않은 부분이 있으리오만은) 굉장히 소홀이 여기고 개성을 무시하고 발의 존재감을 떨어뜨리며 발의 정체성에 대해서 무관심하다.
■ 미국의 '리틀 미스 매치드‘(Little Miss Matched Socks)라는 양말업체는 '짝짝이 양말'로 어린이 고객을 사로잡는다. 양말을 아예 짝짝이로 판다. 아이들이 양말을 곧잘 짝을 잃어버려 짝짝이가 된다는 사실에서 착안해 출발한 회사다. 게다가 한 켤레가 아닌 서로 다른 종류로 세 짝 혹은 아홉 짝씩 홀수로 판매하기도 한다. 개성 있게 마음껏 재미나게 신으라는 컨셉이다. 꼭 반드시 같은 것으로 짝을 하지 않고 다른 색상 무늬의 양말로 신고 다녀도 더욱 멋지다는 발상이다. 2개의 발에 짝짝이 양말을 신고 자신을 마음껏 표현해보라는 것이다. 그래서 대박이라고 한다.
■ 미국 실리콘밸리의 잘나가는 정보통신(IT) 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서도 새로운 드레스 코드로 화려한 색상과 과감한 무늬의 양말이 인기다. 서로 회의석상에서 만나면 바지를 당겨 올리며 양말무늬를 자랑하는 미국의 세련되고 개성풍부한 사람들. 인생을 즐기는 스타일이 멋지다. 그들에게 화려한 양말은 거의 유일한 개성 표현 수단일지도 모른다.
화려한 색상과 무늬가 들어 있는 양말을 신는 유명 사업가 중에는 트위터 경영자 딕 코스톨로와 초기 페이스북 투자자 짐 브레이어 등도 있다고 한다.
■ 우리나라에도 잘 나가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미 이런 트렌드가 자리 잡았다. 텔레비전 드라마에서도 연예인들의 발로 카메라가 돌아갈 때면(거의 비추어주지 않고 아주 드문 경우에만 볼 수 있지만) 양말신은 모습을 보게 된다. KBS2 주말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 나오는 김남주도 보라색 색색이 양말을 매치시킨 모습이 눈에 띄었었다. KBS2 시트콤 ‘선녀가 필요해’에 차인표의 아들로 나오는 ‘차국민’이라는 극 속 주인공도 색색 양말을 신은 모습을 볼 수 있다. 그가 자주 공부하기 싫어서 침대위에서 꿀렁 꿀렁 거릴 때 그가 신은 양말을 유심하게 보았었다.
■ 카메라가 흔히 사람들의 발로는 시선을 모아주지 않는다. 발로 카메라가 내려가도 바지에 가려서 잘 보이지 않는 것이지만 거리에서도 깔끔한 비즈니스 정장을 입은 신사가 색색이 양말을 신은 모습을 자주 보았다.
■ 백화점에도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해피삭스’와 같은 예쁜 밝고 경쾌한 색상과 무늬의 양말이 한 코너를 장식할 정도로 인기다.
■ 중고생들이 겨울에도 양말을 거의 신지 않거나 발목 양말로 발목이 허옇게 속살이 드러나 맨발처럼 보이게 신어서 추워보이곤 했다. 게다가 거의 흰색이나 검정색 단일로 지조를 지키는 듯이 모두가 똑같이 그렇게 하고 다니는 것을 보았다. 발등 부분에 캐릭터가 그려있는 것을 신는 것은 슬리퍼 신은 모습에서 보았다. 중고생들이 교복에 슬리퍼를 신고 다니는 모습도 개성 있어 보이긴 하다.
그래도 이제 과감하게 발에 새로운 기분을 표현할 캔버스로 삼아도 좋다는 생각이 든다.
“짝짝이가 오히려 멋지다!” 는 그런 산뜻하고 기발한 발상으로 매일 매일 즐거운 날들로 만들어가는 위트가 기분 좋은 나를 만들어줄지도 모른다. 발로 시선을 두는 사람은 진정한 멋을 아는 사람이다. <e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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