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中心’
내 이름은 ‘中心’입니다. 네, 그 中心 / center말입니다. 성이 高씨이니 高中心입니다.
제가 지었습니다. 저의 멘토께 제 인생의 두 번째 이름을 지어달라고 부탁드렸지만 몇 달이 지나도 결과물이 없어서 제가 지었습니다.
‘中心’은 저의 별명이 아닙니다. 두 번째 이름이자 앞으로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저의 대명사가 되어 줄 저의 브랜드입니다. 저의 ‘가치’입니다. 물론 저의 본명은 참 고마운 이름입니다. 그런데 너무 이리저리 배려를 하니 중심을 잃는 경우가 많아서였습니다. 그래서 제 본명에 양해를 구하고 두 번째 이름을 들이기로 한 것입니다.
오래전 어릴 적에 시내의 어느 중국 물건 파는 가게 간판을 보고 가벼운 충격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중국물산센터’였는데, 한자로는 ‘中國物産中心’이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영어로는 ‘china trade center’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가 흔히 한국말과 혼용해서 쓰는 ‘센터’라는 말이 중국에서는 ’중심‘이라고 하는구나라고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그 말이 뜻이 진짜 중심스러웠고, 한가운데라는 뜻을 중국에서 진짜 곧이곧대로 ’중심‘이라 쓰는데 대해서 순진하면서도 투박한 것을 느꼈습니다. 오히려 중국표기를 통해서 영어 ’center‘라는 뜻마저 확고하게 인식되는 순간이었고 인류 보편적인 정서 같은 것을 느껴서인지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中心’은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고 중심에 서자라는 마음도 담고 있습니다. 꼭 한가운데만 지향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너무 줏대 없이 이리저리 흔들리는 성격이므로 이제부터는 조금 굳건한 가치관을 세우고 중심이 되는 진리를 추구하며 살자는 생각입니다.
‘中心’은 중요한 것을 우선으로 하는 질서의 개념도 있습니다. 혼돈스러운 마음을 정리 정돈하여 우선 중요한 것부터 임하는 자세로 살자는 것입니다.
‘中心’은 남의 평가나 눈을 의식하지 않고 나의 있는 모습을 중심에 받아들여서 가운데서부터 나의 기틀을 잘 다듬어가자는 생각입니다.
‘中心’은, 내가 처한 이 자리에서 다른 곳을 쳐다보거나 탐하면서 내가 가야할 다른 길이 있는데 하고 착각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 자리에서 내가 거둘 수 있는 인생의 열매를 맺는 일에 충실하자는 생각입니다.
‘中心’은 마음입니다. 마음이라는 것은 나의 몸, 나의 정신의 한 가운데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마음은 심장에 있을지도 모르지만 아마도 그보다 더 옆으로 가서 몸의 정중앙에 자리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가장 잘 지켜져야 하는 것인가 봅니다. 그 마음에서 중요한 삶의 태도가 뽑아져 나온다는 생각입니다.
‘中心’은 허망하고 시시한 것에 시간, 열정을 낭비하지 말고, 비본질적인 것에 헛된 꿈을 두거나 목숨 걸지 말고 그 곳에 초점을 맞추자는 생각입니다.
‘中心’은 물처럼 액체 상태입니다. 그래서 흐트러지거나 기울어져서 쏟아지거나 흘러내리거나 하지 못하도록 균형을 잡고 한 발 한 발 조심스레 정성껏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이제 이렇게 이 ‘中心’이라는 자기 이름을 공표했으니 그렇게 ‘中心’스럽게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e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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