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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감상/중국 한시

山 行(산행)

간천(澗泉) naganchun 2009. 10. 14. 04:46

 

山 行(산행)

 

당/唐 두목/杜牧

 

 

 

 

 

--산을 오르며--

 

멀리 산을 오르니 돌길이 꾸불꾸불 비탈져있고

흰 구름 이는 곳에 인가가 있다.

수레를 멈추고 만연히 저녁 단풍나무 숲을 즐기노라니

서리 맞은 단풍나무 잎이 이월에 피는 꽃보다 붉구나.

 

遠上寒山石徑斜(원상한산석경사)

白雲生處有人家(백운생처유인가)

停車坐愛楓林晩(정거좌애풍림만)

霜葉紅於二月花(상엽홍어이월화)

 

*산행(山行)-사길 걷기. *한산(寒山)-인기척 없는 산. *석경(石徑)-돌 많은 길. *좌(坐))-아무 생각 없이. *풍(楓)-단풍. *홍어(紅於)-보다 붉다. *원(遠)-멀다. *한(寒)-쓸쓸하다. 춥다. *석(石)-돌. *경(徑)-길. *사(斜)-비탈지다. 비스름하다. *처(處)-곳. *정(停)-멎다. *거(車)-수레. *좌(坐)-지키다. 가만있다. *풍(楓)-단풍. *애(愛)-사랑하다. 즐기다. *림(林)-숲. *만(晩)-늦다. 저녁. *상(霜)-서리. *엽(葉)-잎. *홍(紅)-붉다. *어(於)--보다. *화(花)-꽃.

 

감상

 

원래 가을철 산행(山行)은 청명(淸明) 때 하는 봄철 산행인 답청(踏靑)과 대를 이루는 행사이다. 작자는 가을 산행으로 사람이 다닌 흔적이 없는 산을 오르니 돌길이 꾸불꾸불 비탈져 있다. 그 먼 끝에 흰 구름 솟아오르는 그곳에 인가가 보인다. 수레를 멈추고 저녁 무렵의 단풍나무 숲을 생각 없이 바라보노라니 서리 맞은 단풍잎이 붉게 물들어 2월에 핀 꽃보다도 한층 붉어 보인다.

 

전반 2구에서는 산에 올라 산길을 걸으니 산길은 꾸불꾸불 비탈진 돌길이고, 보이는 것은 나무뿐인데 저 멀리 봉우리에 흰 구름이 솟아오른다. 흰 구름이 솟아오르는 곳은 사람이 살지 않는 선경이다. 그런데 인가가 보인다. 저 인가에는 세속을 떠난 고상한 사람 곧 은자가 살고 있는 것이 틀림이 없다고 생각한다. 세속을 떠난 기품이 높은 경지를 노래하고 있다.

 

후반 2구에서는 걷다가 멈추어서 산 아래를 멀리 바라다본다. 단풍 숲이 널리 펼쳐져 있어서 서리 맞은 단풍잎이 2월의 꽃보다도 더 붉어 보인다. 2월에 피는 꽃이라면 매화일 것인데 매화꽃은 붉다고 하기보다 희다고 하는 것이 더 어울릴 것이므로 2월은 봄철 2개월 동안으로 보아서 매화, 도화, 앵화보다도 더 붉다고 읊고 있다. 이른 봄에 두드러지게 보이는 이들 꽃보다 더 붉게 보이는 단풍잎에 매료된 기분을 느끼게 한다. 만추의 산 풍경이 잘 나타나있다. 전반의 그림이 묵화로 그린 선경이라면 후반은 채색이 짙은 인간의 세계를 그린 채화를 보는 듯하다.

 

작자

 두목(杜牧)(803-852)

 

당나라 만당기의 시인이다. 자는 목지(牧之), 호는 번천(樊川), 서안(西安)(섬서성서안/陜西省西安) 사람이다. 조부인 두우(杜佑)는 중당기의 재상이고, 통전(通典)의 저자로 알려져 있다. 828년에 진사가 되고, 현량방정과(賢良方正科)에도 합격했다. 홍문관교서랑(弘文館校書郞)을 거쳐서 관찰어사(觀察御使), 호주자사(湖州刺史) 등을 역임하고, 852년 중서사인(中書舍人)이 되어서 생을 마감했다.

그는 성격이 강직해서 조정에서의 영달에 장애가 되었다. 그래서 당시의 정치나 사회에 대한 불만은 풍류로 발휘되었다. 이하(李賀)에서 시작되는 이상은(李商隱), 온정균(溫庭筠)으로 이어지는 만당 낭만주의의 흐름에서 그의 시풍은 화려한 가운데에서도 기골이 있다. 그는 칠언절구(七言絶句)를 많이 남겼으나 운명하기 전에 태반을 태워버렸다 한다. 두보(杜甫)를 노두(老杜)라 하고 그를 소두(小杜)라 한다. 번천문집(樊川文集) 20권, 번천시집(樊川詩集) 7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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