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고창신 溫故創新 ongochangsin

한시감상/중국 한시

秋風引(주풍인)

간천(澗泉) naganchun 2009. 9. 30. 05:59

 

秋風引(주풍인)

 

 

 

 

당/唐 유우석/劉禹錫

 

 

 

--가을바람의 노래--

 

그 어느 곳에서 가을바람 불어오는지

쓸쓸히 기러기 떼만 보내었구나.

아침 뜰 나무 사이로 불어 들어

외로운 나그네가 가장 먼저 듣는구나.

 

 

何處秋風至(하처추풍지)

蕭蕭送雁群(소소송안군)

朝來入庭樹(조래입정수)

孤客最先聞(고객최선문)

 

*추풍인(秋風引)-악부로 인(引)은 곡(曲), 행(行), 가(歌)와 같은 뜻이다. *소소(蕭蕭)-바람 소리의 의성어. 우수수. *조래(朝來)-아침. 래(來)는 어조사. *고객(孤客)-외로운 나그네. 작자. *하(何)-어느. 무엇. *처(處)-곳. *풍(風)-바람. *지(至)-이르다. *송(送)-보내다. *안(雁)-기러기. *군(群)-무리. 떼. *정(庭)-뜰. *수(樹)-나무. *고(孤)-외롭다. *객(客)-손님. *최(最)-가장. *선(先)-먼저. *문(聞)-듣다.

 

감상

 

도대체 어디서 이 가을바람은 불어오는 것일까. 가을바람은 우수수 소리를 내며 남쪽으로 불어오며 기러기 떼를 보내왔다. 아침 가을바람은 뜰 나무 사이로 들어 나그네인 내가 누구보다도 먼저 듣는다.

전반 1, 2구에서 북쪽에서 남쪽으로 불어오는 가을바람이 기러기 떼를 보내온다고 표현한다. 북쪽 장안에서 불어오는 가을바람에 보내오는 것은 기러기가 가지고 오는 반가운 편지가 아니라 기러기 떼일 뿐이라 좌천되어 고독하게 지내며 중앙으로의 복귀를 기다리는 나그네에게는 서글픈 생각을 느끼게 한다.

후반 3, 4 구에서 반가운 소식을 기다리는 객지에 있는 나그네 몸으로 가을바람이 불어오는 소리를 먼저 듣는다고 표현한다. 어쩌면 반가운 소식이 아닐까 하고 또는 춥고 외로움에 지쳐서일지 모른다. 가을바람에 보내오는 기러기가 전해줄 반가운 소식을 간절히 바라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4구의 <고객(孤客)>의 <고(孤)>와 제2구의 <안군(雁群)>의 <군(群)>과 호응하여 고독하고 적적함을 잘 나타내고 있다.

이 시는 그가 객지에서 생활하는 시기에 지어진 것이다. 인간은 외로운 처지에서 차가운 계절의 변화를 가장 먼저 느끼게 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체험하고 이를 시로 옮겼다.

 

작자

 

유우석(劉禹錫)(772-842)

당나라 중당기의 시인이다. 자는 몽득(夢得), 원적은 중산(中山)(하북성/河北省) 사람인데, 최근 중국에서는 낙양(洛陽) 사람이라는 것이 통설로 되어있다. 793년 21세에 진사가 되고, 또 박학굉사과(博學宏詞科)에도 합격했다. 연주자사(連州刺史)(광동성/廣東省), 앙주사마(朗州司馬)(호남성/湖南省), 태자빈객(太子賓客), 검교예부상서(檢校禮部尙書) 등을 역임했다. 만년에 낙양에서 살며 백거이와 시를 화창하였고 백거이는 유우석을 시호(詩豪)라고 칭찬했다.

유우석은 혁신적 성향을 가진 정치인으로서 정치적 좌절로 인한 오랫동안의 실의의 생활을 보냈다. 이러한 어려운 삶에서 그는 많은 시를 지었다. 저서로 <유빈객문집(劉賓客文集)> 30권, <외집(外集)> 10권이 있다.

'한시감상 > 중국 한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山 行(산행)  (0) 2009.10.14
登高(등고)   (0) 2009.10.10
磧中作(적중작)   (0) 2009.09.08
焚書坑(분서갱)  (0) 2009.08.26
邊詞(변사)   (0) 2009.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