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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월요단상

‘길’과 ‘걷기’

간천(澗泉) naganchun 2012. 6. 11. 03:51

‘길’과 ‘걷기’

 

 

 

요즘 ‘길’이 대세다. 걷기 열풍이다. 건강을 위해서 명상을 위해서 그야말로 ‘힐링’을 위해서 길을 찾고 있다. 길과 걷기가 여가 레저 아이템의 우선순위에 자리메김하고 있다. 길에 대한 재발견이 계속되고 있다. 참 좋다. ‘걷기’에 대한 ‘다시보기’를 통해 ‘길 즐겨찾기’가 이루어지고 있으니 참 기분 좋은 일이다.

 

대한민국 전국 곳곳에 좋은 길들이 많이 개척되고 있고 이곳으로 오라고 홍보도 각양각색이다. 여행지들이 모두 ‘000길’로 이름을 바꾸는 것 같다.

 

내가 좋아하고 죽을 때까지 꼭 전 코스를 도전해 보고 싶은 길은 제주 ‘올레길’이다.

지금 그 길은 7코스와 사려니 숲길을 걷는 것까지 밖에 가보지 못했지만 손수 한 발자국 한 발자국 정성껏 즈려밟고 걷다가 죽고 싶은 길이다.

 

그리고 정말로 죽기 전에 꼭, 기필코 가보고 싶은 길이 한두 곳이겠는가 만은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도 꼭 가보고 싶다. 이 길은 아직 건강할 때에 가야하기에 앞으로 5년 안에는 꼭 해내야 할 대형 프로젝트다.

 

시간을 마련해서 가끔 가보고 싶은 길 중에 가까이에 있는 길은 서울대공원 삼림욕장길이다. 이 길 역시 사람들에게 꼭 한 번 걸어보기를 권하고 싶은 길이다. 그야말로 숲 속 오솔길이다.

 

산림욕장은 서울동물원을 감싸고 있는 청계산의 천연림 속에 조성되어 소나무, 팥배나무, 생강나무, 신갈나무 등 470여종의 식물과 동물이 서식하는 곳이다. 산림욕을 즐기며 걷는 내내 시종일관 꿩, 소쩍새, 청딱다구리 등 35종의 새들의 소리가 들려온다. 이 오솔길은 8㎞이지만 구불구불해서 약수터 한 두 곳에서 잠시 목을 축이고 부지런히 걷는다 해도 약 3기간이 소요된다.

 

이 길은 녹음이 짙은 5월에 걸으면 제격이다. 숲에 들어가 그 향기(피톤치드)를 마시거나 피부에 접촉시키고 아울러 맑은 공기와 아름다운 경관과 어우러져 심신 안정을 가져오게 하는 자연 건강법을 체득할 수 있게 된다. .

 

(주) 피톤치드(phytoncide)는 식물이 자라는 과장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하여 발산하는 방향(살균, 살충) 물질.

 

길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실제적으로 물질적으로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길이다. 사람들이 왕래하고 물건이 유통되는 길이다. 그야말로 그 길의 길이나 너비가 그 길이 만들어진 만큼 존재하는 길 말이다. 누구나 쉽게 닦을 수 있진 않다. 좁은 골목길 정도는 손수 낼 수도 있겠지만 고속도로나 고가도로 같은 것은 맘대로 안 된다. 쉽게 되는 길이 아니다. 이런 길에서는 좀체 길을 잃는 법은 없다. 이정표를 보거나 내비게이션을 보고 잘 찾아가면 된다. 걷거나 차를 타거나 교통수단의 도움이 필요하다.

 

또 하나의 길은 유연하다. 생각 속에 존재하는 길이다. 영혼이 오고 가고 자신의 꿈이 다니는 길이다. 그 길은 무한하다. 길이도 너비도 무한정 길어질 수도 짧아질 수도 확대되어질 수도, 공간을 초월하기도 한다. 4차원의 길이다. 누구나가 만들 수 있고 그 규모나 모양이나 디자인이나 방향이나 이정표도 자기가 상상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곳이다. 그 길은 생각으로 꽁꽁 닦아두고 유지하지 않으면 이내 없어지고 다시 또 새로운 길이 나타나기도 하고 그렇다. 여기서는 정말 길을 잃는 것이 요주의사항이다. 교통수단을 이용하지 않아도 자유자재로 자기의 길을 낼 수 있다. 게다가 비용도 무료!!

 

어쨌든 걷자! 현실의 길이든, 상상 속의 나의 길을 찾아 걷든지 간에 걸어야 한다.

 

걸으면서 나를 새롭게 해보자. 아니 새로운 나를 느껴보자! <e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