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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월요단상

석가 탄신일에 생각한다. “미소를 지어라”

간천(澗泉) naganchun 2012. 5. 28. 05:01

 

석가 탄신일에 생각한다. “미소를 지어라”

 

 

 

오늘은 석가모니가 탄생하신 날이다. 우리는 오래 전부터 ‘초파일’이라 하여 기억하고 있다. 이 성스러운 날 아침에 불경의 한 대목을 생각해보고자 한다.

 

‘관무량수경(觀無量壽經)’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석가님 시대에 아사세(阿闍世)라는 왕자가 있었다. 아사세는 악우인 제바달다(提婆達多)의 꼬임에 빠져 빨리 왕위에 오르려고 아버지인 빈바사라(頻婆娑羅)왕을 감옥에 유폐하고 음식을 끊어버렸다.

거기에 왕비인 위제희(韋提希) 부인은 꿀과 밀가루를 몸에 묻히고 감옥에 가서 왕에게 핥게 하여 목숨을 연명하게 하였다.

 

그것을 안 아사세는 화를 내어서 어머니를 죽이려 했으나 두 사람의 대신이 칼자루에 손을 대고서 이렇게 말했다.

“자기가 권력을 얻기 위하여 자기를 낳아주신 어머니를 죽인 왕은 한 사람도 없다. 만일 당신이 위제희 부인을 죽인다면 나로서는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그 말에는 과연 아사세도 기가 죽어서 위제희 부인을 궁중 속에 유폐하였다. 어제까지 궁중에서 호화 현란한 생활을 하고 있던 위제희 부인은 자유를 빼앗기고 한꺼번에 탄식의 구렁에 떨어져서 석가님에게 구원을 빌었다.

 

“당신과 같은 성자의 친척에 어찌하여 제바달다 같은 악인이 있는 것입니까. 어떤 악연으로 나는 아사세를 낳은 것입니까. 이런 참혹한 세계에 있고 싶지 않습니다. 어떻게 도와주십시오.”

위제희 부인은 몸에 걸치고 있던 금은 영락을 벗어 팽개치고 석가님에게 구원을 구했다.

고민하여 우는 위제희 부인에게 석가님은 아무 것도 말하지 않았다.

미소를 지으실 뿐이었다. 빙그레 웃으니 오색의 광명이 석존의 입에서 나와서 위제희 부인을 비추고, 또 빈비사라왕을 비추었다고 한다.

너무나 슬퍼서 탄식해 어지러울 때는 무엇을 말하여도 통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러나 석가의 기개 높고 온화한 웃음을 우러러보고 위제희 부인은 조금 마음이 진정된다.

누구의 웃음이라도 스마일은 백만 달러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웃음은 행복의 상징이고 사람에 대한 최고의 선물이다.

“나는 이렇게 싫은 곳에서 떠나 빨리 아미타님이 계시는 극락정토에 태어나고 싶다.”그렇게 탄원하는 위제희 부인에게 석가님은 말했다.

“위제희여, 잘 들어요, 당신이 원하는 아미타불은 십만 억 토의 피안에 있는 것도 아니고 자운이 휘날리는 서방정토에 계시지도 않는다. 가장 가까운 곳 당신의 마음속에서 감응할 수 있다. 이 세상도 아니고 슬퍼하고 있는 당신 속에 아미타불은 있지 않은가. 그 정토를 보아라.” 바라는 정토는 거기에 있다.

부처는 무한한 자비를 가지고 위제희 부인을, 일체의 중생을 반드시 안아 구제해 준다고 말씀하셨다.

 

우리들이 끈질기게 구하는 부도 명성도 애정도 죽어서 갈 때에는 어느 것도 의지할 것이 못 된다. 내 마음 속에 감사하고 어려움 속에서도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여유를 가지는 것만이 구원을 얻을 수 있는 길이다.

임종할 그 때에 나는 행복했다. 참으로 좋았다, 감사하다고 말하고 은혜의 빛에 싸여서 죽을 수 있는 자야말로 진실로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 때야말로 영원한 생명이 빛날 것임에 틀림이 없다. 끝이 좋으면 모든 것이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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