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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의 고전/장자의 우화

우화 13. 심재가 필요하다.

간천(澗泉) naganchun 2009. 2. 11. 17:21


우화  13. 심재가 필요하다.


   장자가 공자와 안회의 문답을 빌어서 말하는 심제론이다. 공자의 제자 안회가 위나라에 가서 이상주의 정치를 펴려하여 공자의 의견을 물으니 공자는 아직 현재의 안회의 심경으로는 무리라고 했다.

  안회는 나로서는 이 이상 어쩔 수가 없습니다. 좋은 방법을 가르쳐주십시오. 하고 청하였다.

공자기 말하기를 그러면 재계를 하는 것이 좋다. 그 방법을 설명하겠다. 내 마음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 재계를 하기는 쉽지 않다. 만일 이것이 쉽다고 생각한다면 반드시 하늘의 벌을 받을 것이다.

  안회는 말하기를 그 말씀이라면 저의 집은 가난해서 술은 한 방울도 마시지 못하며, 냄새나고 자극이 있는 음식은 입에 대지 않은 지가 수개월이나 됩니다. 이래도 재계를 하는 것이 못됩니까.

  공자 말하기를 그것은 제사 지낼 때의 재계라서 심재는 아니다.

  안회 말하기를 그러면 심재란 어떤 것을 말합니까.

이에 공자가 대답하여 말하기를 먼저 너의 마음을 하나로 해라. 귀로 듣지 말고 마음으로 들어라. 아니 마음으로 듣지 말고 기(氣)로 들어라. 귀는 소리를 들을 뿐이고, 마음은 사물에 응할 뿐이다. 이에 대해서 기(氣)란 스스로는 공허한 상태에 있어서 모든 물건을 받아들일 수가 있다. 도(道)란 이 공허에만 모이는 것이다. 이 마음이 공허한 상태가 다름 아닌 심재이니라.(장자 내편 인간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