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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의 고전/장자 이야기 백 가지

제28화. 요임금은 아직 멀었다(내편 대종사)

간천(澗泉) naganchun 2009. 8. 15. 10:08

제28화. 요임금은 아직 멀었다(내편 대종사)

 

  허유한테 의이자(意而子)라는 사나이가 찾아가서 가르침을 받고자 청하였다. 그 사나이는 일찍이 요한테서 교육을 받은 사람이다. 그런데 허유는 그 사나이에게 그대는 요한테서 무엇을 배웠는가 하고 물었다. “나는 요임금한테서 “인의의 실천에 힘쓰고, 시비와 선악을 분명히 하라고 배웠습니다.” 하고 말하자. 허유는 화가 난 듯이, “그런 바보 같은 가르침을 받은 그대에게는 할 일이 없다. 왜 찾아왔소. 요는 한편으로는 인의라는 두 글자로 그대에게 문신을 하고, 한편으로는 시비라는 두 글자로 그대의 코를 베었다. 그대는 인의라든지 시비라 하는 낙인이 찍힌 죄인이다. 그래서는 도저히 자유의 천지에 소요할 수는 없다.” 하고 마구 꾸짖는 것이다.

 

  그래도 의이자가 가르쳐주기를 간청하자 허유는 “근본부터의 장님은 눈썹과 눈과 안색의 아름다움을 알 수 없다.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는 장님에게는 푸르고 누런색의 구별마저 알 수 없다.” 하고 냉담하게 거절했다. 그래도 몇 번이나 간절히 바라므로 허유는 최후로 참 스승이란 “만물을 바로 하고도 그것을 의롭다 하지 않고, 만세에 덕택을 베풀어도 그것을 어질다 하지 않는다.” 그렇게까지 철저히 할 때 처음으로 참 스승이 되는 것이다. 요는 아직 멀었다 하고 이것을 비웃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