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고창신 溫故創新 ongochangsin

상식

2012년 노벨문학상은 중국작가 모옌에게

간천(澗泉) naganchun 2012. 10. 12. 07:42

 

2012년 노벨문학상은 중국작가 모옌에게

 

 

조선닷컴에서

 

이념·돈·욕망 얽혀 '잡종화'된 중국 현실 탁월하게 묘사

어수웅 기자

'2012 노벨문학상' 현실·환상 오가는 이야기꾼 모옌

中매체 톱뉴스로 일제 보도… 모옌 "수상 생각 못 했다"

작품 검열하는 나라에 노벨상은 시기상조 지적도

2012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모옌(莫言)은 중국 현대사의 소용돌이를 뚫고 살아가는 다양한 인간 삶의 모습을 대륙적인 입심으로 풀어가는 이야기꾼으로 오랫동안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중국의 마르케스'로 불리는 이유도 그런 까닭이다.

 

 

 

수상소식이 알려진 11일, 중국은 환호했다. 중국 국영 CC TV, 관영 신화통신 등 주요 매체는 수상 소식을 톱뉴스로 다뤘고, 작가 모옌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도 이날 저녁 1만건이 넘는 축하메시지가 쏟아졌다. 고향인 산둥(山東)성 가오미(高密)현에서 수상 소식을 들은 모옌은 노벨상위원회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매우 놀랐다. 노벨문학상 수상이 요원하다고 생각했다"며 "얘기하고 싶은 것이 많았는데, 문학의 방식으로 얘기하는 것이 가장 자유롭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모옌. 현대 중국 문학을 대표하는 그는 10세에 성장을 멈춘 사람의 입을 통해 오늘의 중국을 풍자하는 등 중국 근현대사를 꿰뚫는 다양한 인간 삶의 양태를 생생한 필체로 묘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AP 연합뉴스 하지만 모옌의 문학적 성취와는 무관하게 검열의 나라, 중국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논란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은 대부분의 시인과 소설가가 작가협회에 소속되어 있고, 국가에서 월급을 받으며 글을 쓴다. 작품 성취와 연차에 따라 1급, 2급, 3급 작가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당과 체제에 대한 근원적 비판은 태생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모옌의 행보를 두고는 두둔과 비난이 엇갈린다. 비판은, 그가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민주화 운동을 하다 투옥된 류샤오보에 관련해서는 언급을 피했고, 중국 작가 탄압의 계기로 통하는 마오쩌둥의 옌안문예 좌담회 연설 기념집 출판회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선 지한파(知韓派)인 모옌이 지난 2005년 방한, 중국의 동북공정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개인적 견해로는 고구려의 원래 문화는 한국의 문화가 분명하다. 문제가 커진다면 한국의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발언한 점을 들어 "체제순응적 작가라는 비판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모옌의 노벨문학상은 아시아에서는 인도의 타고르(1913), 일본의 가와바타 야스나리(1968), 오에 겐자부로(1994)에 이어 네 번째 수상이며, 이로써 중국은 노벨문학상 작가를 배출한 아시아 세 번째 나라가 됐다.

작가 본명은 관머우예(管謨業). 필명 모옌(莫言)은 "입으로는 말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글로만 뜻을 표한다는 작가적 의지를 담은 이름이기도 하다.

 

* 국내 출간된 모옌의 책… 탄샹싱, 술의 나라, 풍유비둔, 홍까오량 가족, 티엔탕 마을 마늘종 노래, 풀 먹는 가족, 인생은 고달파, 달빛을 베다, 사십일포, 만사형통, 근대와 나의 문학: 2007 한중문학 포럼, 사부님은 갈수록 유머러스해진다, 개구리.

 

 

산케이신문에서

 

노벨문학상 중국 모옌(莫言)씨에게(2012년)

-마술적 리얼리즘의 작가. 모옌씨가 중국 사회의 모순을 드러내다.-

 

중국국적으로는 처음 노벨문학상을 받는 모옌(莫言.57)의 작품은 장이모 감독이 영화화한 <붉은 수수밭>을 비롯하여 많이 번역되어 독자에게 친밀감이 깊다. 당국의 검문을 피하기 위하여 포크너(미)나 가루시아 마르게스(콜롬비아)에게서 이어받은 마술적 리얼리즘 수법을 써서 사회주의 하의 잔혹한 현실에 파고드는 작풍은 내외에서 높이 평가되어왔다.

중국 산동성의 농가 출신으로 문화대혁명 중에 초등학교를 중퇴. <작가는 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주목해야한다.> 가혹한 역사 속에 빈곤이나 차별에 고통 받은 원체험이 터부를 두려워하지 않는 비평적인 시점이 싹터났다. 인민해방군에 입대한 것은 <군대에 들어가면 매일 만두를 먹을 수 있다.>는 소문을 들어서였다.

소년시절부터 풀밭에서 딩굴며 공상에 잠기고 청년기부터 그것을 문자로 옮기기 시작하였다. 단 <혁명소설>을 본받던 모옌씨를 크게 변하게 한 것은 실은 군 예술학원에서 읽은 일본문학 작품이었다. 가와바다야쓰나리의 <설국>에서 아키다개(秋田犬)가 나오는 장면에는 소설이 본래 가지고 있는 <자유>에 눈떴다고 한다.

<물자가 빈핍한 시대에 살았으나 기쁨도 많았다.> 그렇게 술회하는 모옌씨가 강하게 후회하고 있는 것은 군대시절 스스로의 승진을 위하여 임신한 아내의 임신 중절을 강하게 요구한 일이다. 그 회한은 <신의 손>이라고 우러르던 산과의의 전락을 중층적인 구성으로 그린 최신작 <蛙鳴>이었다.

 

그의 본명은 관머우예(관모업(管謨業)으로 펜네임인 모옌(莫言)은 <입으로는 너무 말하지 마라.>라는 뜻이다. 지금까지는 정치색을 배제하여 언어를 삼가는 듯이 장식하면서 중국사회의 모순을 드러내고 있었다.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체제에 아첨할 것인가 아니면 높아진 영향력을 변혁으로 쏟아넣을까 작가의 진가는 이제부터이다.

중국계 작가로서는 2000년에 가오싱젠((高行健)씨가 수상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정부에 비판적이었던 고씨는 1987년에 탄압을 피하여 프랑스로 이주하고 국적을 바꾸었다. 그래서 중국 국내에서는 <중국인 작가>로서 인정하지 않는다.

모옌씨는 중국작가협회부주석으로 있는 중진이다. 복단대학(復旦大學)의 전문가는 <모옌씨의 유니크한 문장 스타일은 다른 중국인 작가가 흔히 쓰는 정치적 슬로건을 용케 피하고 있다.>고 국제정보지 환구신보(環球時報 영어판)에서 말하고 있다.(산케이신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