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고창신 溫故創新 ongochangsin

추억 4

추억의 바릇 이야기

추억의 바릇 이야기 2십여 년 전 일이다. 어느 날 내자와 바람을 쐰다고 도두봉 밑 바닷가에 갔었다. 마침 썰물이 때가 맞아서 물이 많이 내렸었다. 내자가 물에 덤벼들더니 게를 잡기 시작하였다. 나도 그저 있을 수 없어 바다로 들어가 잔돌을 헤치며 게도 잡고, 게만이 아니라 썰물에 물이 빠져 가는 대로 바위에 기어 다니는 참보말을 주워 담는다. 뜻밖에 바릇으로 저녁상에는 참게장이며 참보말국이 돈을 많이 들여 사들인 반찬보다 더 융숭한 진미를 이루었다. 바다에서 고기를 잡거나 보말(우렁이 종류)을 잡거나 해초를 캐는 일을 제주도에서는 바릇이라 한다. 바릇을 하려면 먼저 물때 곧 조수간만의 차를 잘 알아야 하는데 음력으로 초하루와 보름을 중심으로 조수간만의 차가 크므로 바릇하기에 좋은 물때가 되는 것이다. ..

단상/단상 2021.06.11

고향인 바다의 추억

고향인 바다의 추억 바다가 그리워지는 계절이 다가온다. 어려서 늘 놀던 곳이 물때가 맞으면 바다 속에 들어가 헤엄도 치고 고기를 낚기도 하며 때로는 한 발 정도의 기다란 작살을 가지고 바다 속으로 들어가서 고기를 쏘기도 했다. 물이 만조가 되었을 때는 숨북이 밭 동산에 앉아서 멀리 바다를 바라다보며 자랐다. 한여름에는 우리 집 주변이 습한 곳이라서 모기가 극성을 부리므로 저녁이 되면 돗자리와 담요를 들고 바닷가로 나가서 넓적한 바위에 잠자리를 잡고 잔잔한 파도치는 소리를 들으며 잠을 자고 새벽에 일어나 집으로 돌아온다. 바닷가에는 모기가 없어서 단잠을 잘 수가 있었다. 그것이 인연인지 마음이 울적해지면 바다를 찾는 버릇이 몸에 밴 것 같다. 특히 긴긴 여름날의 하루하루는 시간 보내기가 무척 힘들어 오전에..

단상/단상 2021.04.30

농촌 계몽활동의 추억

농촌 계몽활동의 추억 지금은 우리나라가 GDP 33,434달러로 세계 9번째(2019년 한국은행자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하였고, 우리는 단군 이래 처음으로 풍요롭고 호화로운 생활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내가 농촌 계몽활동을 했던 1950년대 우리나라는 인구의 8할이 농업에 종사하는 농업국이었으나 농촌은 매우 피폐하였다. 학자의 연구(김종덕)에 의하면, 식량 자급률은 50%가 안 되었고 농가 호당 부채는 300만 원 정도이며 소작농이 전 농가의 50%를 차지한다고 했다. 특히나 제주도의 경우 농토가 협소하고 척박하다. 그런 중에도 나의 고향은 더 심각했다. 한편 초등학교 취학률은 96% 정도에 이르지만, 중학교 진학률은 60%에도 이르지 못하였다. 당시 자라나는 농촌의 청소년들은 어떠했는가? 빈한한 생활에..

단상/단상 2021.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