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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월요단상

영화 <아무르 Amour, 2012> 를 보고

간천(澗泉) naganchun 2013. 1. 21. 04:54

 

영화 <아무르 Amour, 2012> 를 보고

 

 

나의 노후에 대하여 큰 불안으로 차지하는 것은 내가 뇌졸중에 걸리거나 치매에 걸려서 거동을 못하게 되어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처지에 놓인 상황이다.

왜냐하면 나의 할머니께서 그 병으로 오랜 세월 고생하시다가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할머니는 남편을 일찍 여의신 분으로 외아들과 외며느리가 의식이 오락가락하고 쇄하여지고 가족의 도움 없이는 생활이 안 되는 9년 반 가까운 시간들을 이겨내셨다.

그 누군가가 있었다. 나는?

 

그래서 노후를 위해 들어야 할 것은 보험이지만 그 보다 더 큰 것은 ‘사랑’의 끈을 놓지 않을 든든한 지원자를 곁에 두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나를 버리지 않을 거라는. 일상생활을 영위하게 해 줄 것이라는. 비참한 기분이 들지 않게, 너무 미안해 하지 않으면서 희생을 강요하는 기분이 들지 않게 하면서 기꺼이 감내해주는 그런 사랑 말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건강하게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기를 바라는 건 누구나 다 똑같은 마음일 것이다. 영화 아무르는 그런 영화였다. 한결같은 사랑으로 수십 년을 함께해오다가 어느 날 갑자기 병마와 직면하게 된 80대 노부부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아모~르’도 아니고 ‘아무르’다. 아무르는 ‘Love’라는 뜻의 프랑스 말이다.

 

조르주와 안느는 80대 부부이다. 음악을 가르쳤던 두 사람은 음악이라는 공통점 덕분에 둘 사이엔 대화가 끊이지 않고, 일상의 대화조차 다정하고 우아하며 지금껏 별 탈 없이 살아온 교양 있고 애정 넘치는 부부.

행복하고 평화로운 노후를 보내던 어느 날 아내 안느가 갑자기 마비 증세를 일으키면서 그들의 삶은 하루아침에 달라진다. 아내 안느는 반신불수가 됐지만 병원 치료를 거부한다. 남편 조르주는 반신불수가 된 아내를 헌신적으로 돌보지만, 하루가 다르게 몸과 마음이 병들어가는 아내를 바라보면서 그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되는데…

 

영화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아내, 그런 아내를 헌신적으로 돌보는 남편을 통해 사랑과 죽음에 대한 심오한 통찰을 담아냈다.

 

반신불수에 치매를 그린 영화라 하더라도, 선진국에서 사는 조금 여유로운 사람들의 삶의 모습이 그려진 영화는 흥행도 하고 감동스러워한다. 아름답다고 한다. 인간의 모습이 비참하게 느껴지지 않게끔 우아하게 묘사되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노인모습만 보더라도 노인의 삶은 그리 아름답지 못하고 절망스럽고 안타깝고 힘들게만 묘사되어진다. 비참한 모습으로 묘사되어진다. 선진국 영화에서 묘사된 노인문제는 낭만적으로, 우리나라의 노인모습은 너무나 리얼한 다큐멘터리를 보는 느낌이다.

 

왜? 역시 돈, 경제적인 문제인 것인가? 삶의 질의 문제인가?

● 어느 날 갑자기 병마와 직면하게 될 때 우리는 사랑과 헌신으로 어디까지 어느 정도까지 언제까지 무너지지 않고 케어할 수 있을 것인가?

●사랑하는 사람이 갑자기 반신불수가 됐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그런 상황에서 사랑의 가치는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게 하는 영화다.

 

감독 : 미카엘 하네케 <2012년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출연 : 장-루이 트린티냥 , 엠마누엘 리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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