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증막 군고구마들
어느 날 인근 찜질방에 갔을 때이다.
불한증막에 들어가려고 문을 여는 순간 ‘헉’하고 놀랐다.
어두컴컴한 둥그런 돔 공간.
그 안.
바닥에 이삼십 여명이 되는 사람들이 모두 이쪽을 향해서 가부좌를 틀고 무심하게 앉아 있는 것이었다.
어느 한쪽에 달린 등만이 게슴츠레 ~~~ 비추고 있었다.
마치 불공드리는 것 마냥 조용하다.
불가마에 수많은 사람이 좀비들처럼 나란히 나란히 ...
이쪽을 향해 넋을 잃고 앉아 있는 모습은 마치 군고구마들 같았다.
은근히 뜨겁게 달궈지고 구워지는 인내의 시간.
불꽃만 없지 마치 단체 등신불 같았다.
나도 뜨겁게 뜨겁게 지지고 싶어서 합류했다.
다음 번 들어오는 사람도 문을 여는 순간 ‘허걱’하고 놀라는 모습이 역력했다.
군고구마가 그리워지는 계절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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