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전생에 우리 부모님의 엄마였던 것만 같다
아버지는 나를 공항에 데려다 주려고 운전대를 잡고 계서서.
엄마는 아버지 옆에 조수석에 앉아 계셔서.
나는 부모님을 꼭 껴안아 드리지 못하고 차에서 내린다.
공항 진입로에서 연이어 출발 코너로 들어서는 차들의 행렬로 인하여
주차장에 차를 세워서 배웅을 받는 것도 번거로운 일이고 해서
항상 나만 내린다고 고집을 부리며 출발 로비 앞에 내리는 광경이다.
짐을 내리고 차 문을 닫는다. 차창을 내리고는 서로 바이 바이를 한다.
부모님은 내가 공항 문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오래 오래 보고 싶으시겠지만
차들이 뒤에서 계속 밀려들어 오는 까닭에 그럴 수도 없다.
나는 애써 빨리 공항 안으로 들어간다.
미리 집에서 나오면서 꼭 안아드리고 올 것을... 하고 항상 후회한다.
이렇게도 아까운 사람들이 있을까.
연로해지면서 부모님은 더욱 귀여워지고 가녀려지셨다.
웃는 모습은 너무도 해 맑아서 눈에 선하다.
그들의 고민과 고충과 애로 사항과 회한들, 그리고 자식들을 위한 바램들과.
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전파는 5G 급이다.
* 5G는 4G LTE 대비 데이터 용량은 약 1000배 많고, 속도는 200배 빠른 차세대 이동통신이다.
왜 그렇지 않겠는가. 나는 그들의 분신인 것을.
어쩌면 나는 전 생애 몇 번인가의 삶을 돌고 돌아서 다시 만난 사이인지도 모른다.
미국의 어느 시인이 썼다.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라고.
그 시의 의미와는 조금 다를지 모르지만, 나는 딱 우리 부모의 엄마인 것 같다.
내가 보듬고 아껴주어야 하는 나의 피붙이.
우리 부모가 나를 키울 때 이렇게 애틋한 마음을, 담담하게 내색도 하지 않고
크고 깊게 펼치신 사랑을, 하룻강아지는 전혀 알 수 없었지.
이제야 한꺼번에 밀려오는 그 사랑의 무게를 통감한 나는.
한꺼번에 홍수처럼 퍼주지 못해서 이래저래 애쓰는 나는.
기도드린다.
이 고운 부모를 나에게 배당해 주신 신께 감사기도 드리는 일 밖에 할 수가 없다.
* 5G는 4G LTE 대비 데이터 용량은 약 1000배 많고, 속도는 200배 빠른 차세대 이동통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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