長源亭應製野叟騎牛(장원정응제야수기우)
고려- 곽여/郭輿
太平容貌恣騎牛(태평용모자기우)
半濕殘霏過壟頭(반습잔비과롱두)
知有水邊家近在(지유수변가근재)
從他落日傍溪流(종타락일방계류)
-시골 노인이 소를 타고서-
태평스런 모습으로 마음대로 소를 타고
안개비에 반쯤 젖어 논밭두둑을 지나간다.
알겠거니, 물가 집이 가까이 있겠구나.
그를 따라 지는 해가 시냇물 곁에 있다.
*응제(應製)-어명에 의하여 시문을 짓는 일. *야수(野叟)-시골 노인. *잔비(殘霏)-비 오다 그치는 안개비.
*종타(從他)-그를 따르다. *자(恣)-마음대로. *기(騎)-타다. *습(濕)-젖다. *잔(殘)-남다.
*비(霏)-조용히 오는 비. *롱(壟)-언덕. *변(邊)-가. *방(傍)-곁. *수(叟)-늙은이
감상
한 노인이 태평스런 모습으로 안장도 없는 소를 타고서 안개비를 맞으며 시골 논밭두둑 위를 지나간다.
아마도 저녁 무렵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일 것이다. 그 집은 물가에 있는 것 같고 해도 물가로 지겠구나.
자연과 더불어 한 몸이 되어서 한가롭고 태평한 농촌 풍경을 동양화처럼 그려놓았다.
작자
곽여(郭輿)(1058-1130)
고려 시대 문신. 본관 청주(淸州). 자 몽득(夢得). 시호 진정(眞靜). 문과에 급제하여 내시부(內侍府)에 재직하다가 합문지후(閤門祗侯)를 거쳐 홍주(洪州)를 다스리고 예부원외랑(禮部員外郞)을 역임하였다. 그 후 금주(金州)의 초당(草堂)으로 돌아가 학문에 전념하였다. 1105년 예종이 즉위하자 궁중의 순복전(純福殿)에 천거되어 왕의 스승으로 담론(談論)에 응하였다. 그 자리를 물러났을 때 왕이 성동(城東)의 약두산(若頭山)에 산재(山齋)를 지어 주고 허정재(虛靜齋)라는 편액(扁額)을 하사하였는데, 왕이 산책할 때 여기에 들러 함께 시를 읊으며 즐겼다. 죽은 뒤 왕이 정지상(鄭知常)을 시켜 <산재기(山齋記)>를 써 비(碑)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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