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夜雨中(추야우중)
신라- 최치원/崔致遠
-가을밤 빗소리에-
가을바람에 괴로이 시 구절 읊조리건만
세상엔 어디에도 알아 줄 사람 없구나.
한밤 창밖에 보슬비 내리나니
등불 앞의 마음은 만리 고국 내달리네.
秋風惟苦吟(추풍유고음)
世路少知音(세로소지음)
窓外三更雨(창외삼 경우)
燈前萬里心(등전만리심)
*추(秋)-가을. *풍(風)-바람. *유(惟)-생각하다. *고(苦)-괴롭다. *음(吟)-노래. 시. *세(世)-세상. *로(路)-길. *소(少)-적다. *지음(知音)-아는 사람. 친한 벗. *창(窓)-창. *삼경(三更)-오경 중 삼경 곧 자정 전후의 깊은 밤. *등(燈)-등불. *전(前)-앞.
감상
나그네의 서글픔을 더하게 하는 가을밤, 만리타향에서 아는 사람 없는 외로움 속에 비마저 추적대는 긴긴 가을밤을 새워 얻은 절구 한 편이다. 원래 나그네의 향수는 가을밤이나 비 내리는 밤일수록 더하다. 한밤 중 가을비 내리는데 애 궂은 등불만 돋우고 앉아 아득히 고향을 생각한다.
작자
최치원(崔致遠)(857-?)
경주 최씨의 시조로서 자는 고운(孤雲), 869년 신라 경문왕 9년에 당나라에 유학하여 874년에 과거에 급제하여 고변(高騈)의 종사관으로서 토황소격문(討黃巢檄文)을 초하여 문장가로서 이름을 떨쳤다. 885년 귀국, 시독겸한림학사(侍讀兼翰林學士) 수병부시랑(守兵部侍郞) 서서감지사(瑞書監知事)가 되었으나, 894년 시무책(時務策) 10여 조를 진성여왕에게 상소, 문란한 국정을 통탄하고 외직을 자청, 대산(大山) 등지의 태수(太守)를 지낸 후 아찬(阿飡)이 되었다. 그 후 관직을 내놓고 난세를 비관, 각지를 유랑하다가 가야산(伽倻山) 해인사(海印寺)에서 여생을 마쳤다. 글씨를 잘 썼으며〈난랑비서문(鸞郞碑序文)〉은 신라시대의 화랑도(花郞道)를 말해주는 귀중한 자료이다. 고려 현종 때 내사령(內史令)에 추증되었으며, 문묘(文廟)에 배향, 문창후(文昌侯)에 추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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