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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월요단상

‘절제’ 와 ‘극복’

간천(澗泉) naganchun 2011. 9. 12. 04:03

 

‘절제’ 와 ‘극복’

 

 

 

마라톤은 42.195킬로미터를 꾸준히 달려내야 하는 스포츠다.

약 43킬로미터란 거리는 사람이 약 2만 5천보를 내딛어야 하고, 팔을 약 2만 5천 번 앞뒤로 스윙을 해야 이루어지는 과정이다.

결국 마라톤은 프로세스다. 그 과정 자체가 하나의 결과가 된다.

 

마라톤을 오래 지속해 온 사람들은 물론이지만 초보들에게는 인내로 풀코스를 뛰어내는 그 과정은 땀과 수많은 갈등의 연속이 고리와 고리가 연결되어 하나의 사슬목걸이를 엮어내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그 갈등의 연속이란 바로 절제와 극복의 판단을 어떻게 현명하게 내리며 꾸준히 몸과 마음을 연동시켜 나가는가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마라톤 동호회에 가입은 했지만 정규 훈련시간에는 잘 나오지 않는 회원이 있었다.

어느 날 모처럼 정규훈련에 참석한 그 회원은 “그 동안 숙제 내드린 개인 훈련 잘들 하셨지요?”라는 코치의 질문에 겸연쩍은 미소로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넵! 저는 훈련해야 하는 날에는 하지 않고 훈련을 쉬어야 하는 날에는 더 열심히 했습니다.” 이에 코치가 말한다. “훈련 스케줄은 전체적으로 몸을 만들기 위한 훈련입니다.

지시한 내용과 달리 막무가내로 마음대로 하시면 마라톤 리듬을 잡을 수 없게 됩니다.” “훈련은 일주일간의 강약 조절을 위한 메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여러분은 절제와 극복의 진정한 차이를 이해해야 합니다.”

 

사전에서 찾아보면 절제(節制)란, (1) 잡도리하여 도를 넘지 않도록 함. 조심스럽게 행하는 일. (2) 절도와 규범이 있음. 규율이 엄정함. (3) 지휘 관할함이라고 나온다.

극복(克服)이란, (1) <명사> 어려운 상태를 이겨 냄. (2) 적을 쳐부수어 굴복시킴. (3) 곤란을 이겨냄.

 

마라톤에서의 절제란, 몸에 부상의 기미가 보이거나 몸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무리하지 않고 쉬어줄 수 있는, 운동욕심을 부리지 않는 것을 말한다.

마라톤에서의 극복이란, 운동을 지속해야 하고 주어진 훈련 스케줄을 해내기 위해 극기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하기 싫다.” “오늘은 왠지 달리기 싫다"는 등의 이유로 훈령은 땡땡이쳐버리려 하지 않고   하기 싫고 힘든 갈등의 상황을 이겨내서 끝까지 목적하는 바를 해내는 것을 말한다.  

나의 생활은 늘 이 두 가지를 자주 혼돈해서 사용한다.

절제해야 할 때는 오버하고 무리하면서 쓸데없이 정신을 소모하며 헉헉거린다.

아무런 효과도 발전도 없이 그렇게 공회전만 하는 꼴이다.

극기해야 할 때는 또 어떤가. 어떤 위기나 역경을 극복해서 또 다른 차원으로 한 발자국 발전해야 하는 것임을 앎에도 불구하고 머물러서 있거나 아예 뒤로 도망치거나, 올라가야 할 계단을 오르지 못하고 그저 망설이고 후회하고 머뭇거리면서 두려워하고만 있는 형상이다.

이제 정말로 이 두 가지가 쓰여야 할 진정한 그 ‘때’와 ‘의미’를 알게 되었으므로 제대로 판단해서 행동하려 한다. <e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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