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에 대한 단상
인간의 얼굴은 한 뿌리 나무의 줄기에 핀 꽃과도 같다.
굳은 봉오리도 있고, 막 피어나는 꽃도 있고, 다 핀 꽃도 있고, 지기 시작한 것도 있고, 열매가 된 것도 있다.
한 가지에 미추의 여러 가지 모양이 있는 것이다.
곧 인간은 원래는 한 조상의 후손일 터인데 오랜 세월을 거쳐 살아오는 동안에 사는 지역의 환경과 풍토에 따라 적응해 가면서 여러 갈래로 나누이고 여러 가지로 변한 것일 것이다.
둘레의 사람들의 얼굴을 보면 둥근 얼굴, 세모난 얼굴, 네모진 얼굴이 있고 크기도 여러 가지이며 얼굴 색깔도 여러 가지이며 눈의 생김새나 코의 크고 작음이라든지 높고 낮음 등 여러 가지이다.
모두가 똑 같지 않다. 백인백색이다. 비록 같은 배에서 태어난 형제자매라 하여도 똑 같지는 않다.
아무튼 인종에 따라 얼굴 모양이 다른 것은 수긍이 간다.
그런데 최근에 알려진 바로서는 얼굴을 보면 출생 후 유년 시절의 생활상과 또 미래 얼마나 살 수 있는지도 알 수 있다고 하니 믿기 어려운 느낌이 든다.
예를 들면 동안(童顔)을 가진 사람은 실제로 장수하고, 노안(老顔)은 실제로 단명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덴마크의 크리스텐센 교수팀이 70세의 쌍둥이 1826쌍(3652명)의 사진을 찍어 의료 관계자 등 41명의 전문가에게 “몇 살로 보이느냐”고 물어본 다음, 추적 조사를 한 결과, 둘 중 늙어 보이는 쪽이 실제 수명도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비슷한 유전자를 물려받은 쌍둥이라도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가 외모에 반영되고, 그 차이는 그대로 잔여 수명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리고 얼굴이 대칭을 이루고 있는지 어떤지에 따라 유년 시절의 생활상을 알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영국 에딘버러대(the University of Edinburgh) 연구진은 83세의 노인 292명을 대상으로 각 얼굴이 얼마나 대칭적인지를 따져 본 결과, 그 사람의 유년 시절을 알아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눈, 코, 입, 귀 등 15가지 얼굴 모습을 사용, 비대칭적인 모습의 얼굴 형태를 띤 성인들일수록 대칭적인 얼굴을 지닌 성인들보다 어린 시절에 경제적으로 불우했거나 매우 힘든 환경에서 자라난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그런데 일본 준텐도대학 의학연구과 노화제어 전공 시라자와(白澤) 교수는 “수명을 결정하는 요인 가운데 유전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25% 정도라는 것이 의학계에서 정설로 자리 잡고 있다”며 “나머지 75%는 금연, 절주(節酒), 식습관 개선 등 본인이 바꿀 수 있는 환경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40세 무렵에 노안 축에 끼었다면, 그것은 부모의 책임이 아니라 자신의 책임이며 정신적, 육체적으로 젊게 살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했다.
링컨은 “40세가 지난 사람은 그 얼굴에 책임을 져야한다.”고 했다고 한다.
생래의 얼굴에 만족하고 주어진 삶을 즐겁게 사는 것이 고운 얼굴을 지탱하는 현명한 처사가 아닐까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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