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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수수께끼/역사의 수수께끼

스파르타 왕비 고루고 이야기

간천(澗泉) naganchun 2017. 6. 16. 15:42




스파르타 왕비 고루고 이야기

-강한 스파르타군의 비밀은 왕비에게 있다--

 

1, 부왕에게 충고하는 어린 딸

 

기원전 5세기 무렵 소아시아의 연안부에는 그리스인이 만든 식민도시가 다수 있었는데 짧은 기간에 급성장한 페르시아의 지배하에 놓이고 말았다. 이것은 자유를 존중하는 그리스인으로서는 견디기 어려운 굴욕이었다. 미레토스의 참주였던 아리스타고라스는 이오니아의 그리스 여러 도시에 호소해서 페르시아에게 도전하기로 하였다. 소위 이오니아의 반란이다.

아리스타고라스는 그리스 본토에도 원군을 구하러 갔다. 그리스 본토에는 무수의 도시국가가 있어서 그 중에서도 아테네와 스파르타는 발군의 강력한 도시국가로서 강대한 군대를 가지고 있었다.

아리스타고라스는 먼저 스파르타왕 구레오메네스에게로 가서

<국왕 폐하 우리들에게 힘을 빌려주신다면 10탈렌트(1탈렌트는 황금 50킬로)의 황금을 헌상하겠습니다. 지금 곧 절반정도 지불하여도 좋겠습니다.>

<그것은 안 됩니다. 아버님> 작은 소리로 부르짖는 소녀가 있었다. 딸인 고루고이다. 고루고는 어느새 곁에 와서 이야기를 듣고 있었던 것이다.

<오오, 그래, 내가 스파르타는 타국에게 원군을 낼 만큼 여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 게다가 그런 먼 곳으로 병력을 보낸다면 나라를 지키는데 걱정이 된다.>

왕은 고루고의 말에 수긍하였다.

<그러면 황금을 2배 드리리다. 아무쪼록 강대한 폐하의 병력의 일부를 우리나라에 원군으로서 손을 써주시지 않겠습니까?>

왕이 대답을 하지 않고 있자. 아리스타고라스는 최초에 말한 값이 3, 4배로 올려서 끝내는 5배까지 올라갔다. 구레오메네스는 황금에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그만큼의 대금이 있다면 몇 백 척의 군선이라도 신전의 하나라도 간단히 건조할 수 있을 것이다. 황금의 눈부신 빛은 금욕으로 알려진 스파르타왕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러자 고루고가 말하였다.

<아버님, 자리에서 일어나셔서 이리로 들어와 주세요. 이대로는 아버님은 욕심에 눈이 어두워질 것입니다. 그러면 왕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하고 사나운 표정으로 소리 질렀다. 깜짝 제자리로 돌아온 왕은 쌓인 황금으로부터 눈을 돌리자 그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버렸다.

아연한 아리스타고라스는 중얼거리며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자 이제부터 어떻게 할까나 하고 걱정이 된 아리스타고라스는 하는 수 없이 왕궁 돌바닥에서 풀린 산달 끈을 묶으라고 노예에게 발을 내밀었다. 그것을 본 고루고는 들으라고 소리 질렀다.

<이 사람은 손이 없는 모양이구나. 스스로 신발도 신지 못하다니.>

아무리 왕녀라고 해도 나이도 어린 소녀에게서 이런 말을 듣고서는 내로라하는 아리스타고라스도 기운이 쑥 빠져서 주저 앉아버리고 말았다 한다.

또 어느 날 부왕에게 맛 좋게 술을 마실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한 남자가 칭찬하는 상을 구하기 위하여 찾아왔다. 왕은 칭찬하려 하였는데 고루고는 < 그것은 점점 술 마시는 일이 늘어서 스파르타는 타락한 술주정꾼으로 넘쳐날 것입니다.>하고 눈을 삼각형으로 뜨고 노했다고 한다. 이처럼 고루고는 어릴 때부터 영리하고 기가 강하고 도덕심이 강한 소녀로서 알려졌었다고 한다.

 

2, 암호를 퍼즐처럼 간파하는 재주가 있다.

 

퍼즐에 뛰어나다. 채임을 당한 아리스타고라스이지만 그 후 아테네에서는 이야기가 잘 되어서 20척의 군함과 중장비 보병 군단을 이오니아를 구원하기 위하여 보내기로 하는 일에 성공하였다. 덕분에 이오니아의 여러 도시는 페르시아에 대하여 우세한 싸움을 행할 수가 있었다. 그러나 페르시아의 저력 앞에 이오니아 연합군은 눌리어 수년 후에 차례차례로 함락되었다. 미레토스시도 농성하여 최후까지 버텼으나 보급이 끊기고 마침내는 굴복하고 말았다. 성문이 부서져 페르시아군이 덤벼들었다. 여자와 아이들은 노예로 연행되어갔고 남자는 모두 살해당하였다. 그러나 페르시아왕 다리우스는 이것으로도 분히 풀리지 않았다.

<나에게 대항하여! 원군을 보낸 그리스에 징벌을 가하지 않으면 마음이 풀리지 않는다.> 이렇게 하여 시작한 것이 패르시아 전쟁이었다.

1회의 원정은 마라톤의 싸움으로 아테네 중장비 보병의 밀집전법 앞에 실패로 끝났으나 다음 왕 구세르구세스는 강대한 재력으로 두 번째 원정을 기획하였다.

구세르구세스는 바다와 육지로부터 동시에 그리스 본토에 진격하려고 만전을 기하여 임했다. 헤로도토스에 따르면 그 규모는 300만의 병력, 1천척의 군함, 몇 천이라는 전차, 기병 등 엄청나게 거대한 것이었다. 궁병은 일제히 활을 쏘는 것만으로 하늘이 새까맣게 되었다고 말한다.

고루고는 그 때 30세 정도로 숙부인 레오니다스왕과 결혼하여 스파르타의 왕비가 되었다. 그 무렵 어디선가 사자가 통신판을 가지고 왔다. 사자를 보낸 것은 본래 스파르타의 왕으로 지금은 페르시아에 몸을 맡기고 있던 데마라토스라는 폐왕으로부터였다.

당시에는 나무 판에 밀랍을 바르고 뜨거운 쇠붙이로 그어서 문자를 조각하여 통신판으로 하였다. 이것은 용도를 마치면 몇 번이라도 쓸 수가 있었다. 그런데 판을 풀어도 표면에는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았다. 사람들은 어이가 없었다. 그런데 고루고는 한 번 보고서 표면의 밀랍을 모두 긁어내게 하였다. 그러자 그 밑에는 다음과 같은 문자가 나타났다.

<페르시아가 대규모의 두 번째 그리스 원정을 기획하고 있다. 얼마 없어 페르시아 대군이 출발할 것이다. 곧 바로 방전 준비를 하도록 하라.>

데마라토스는 스파르타에서 쫓겨난 신세였으나 조국의 중대한 위기가 닥치고 있음을 알고 가만히 서 있을 수가 없어서 사자를 보낸 것이었다. 데마라토스는 만일 사자가 체포되어 판이 페르시아에 넘어 갔을 때를 생각하여 주의 깊게 비밀문서로 한 것이었다. 이처럼 고루고는 비밀이나 암호를 곧 간파할 정도로 두뇌가 명석함을 갖추고 있었다.

 

3, 스파르타 왕비의 위엄을 나타내었다.

 

기원전 480년 그 거대한 페르시아군이 그리스 본토 공격을 시작하였다. 전 번의 실패를 교훈 삼아 페르시아군은 이 번에는 소아시아로부터 바다를 건너서 육로로 반도를 빙 둘러서 침입하려 하였다. 곧 바다로부터는 그리스에 양동작전을 펴서 주력인 페르시아군은 그리스군의 배후로부터 공격하려는 작전이었다.

그리스 국중에서는 폴리스 대표가 모여 델퓌의 신탁을 받고 페르시아에 대하는 준비를 갖추려 하였다. 그 결과 바다에서의 준비는 아테네가 담당하고 한편 육로에서는 육정에 뛰어난 스파르타가 주력이 되어 맞아 싸웠다.

페르시아군은 전 번과는 다른 코스로 그리스의 배후로 침입하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이 루트라면 데루모비레 가도를 통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이 가도는 험한 절벽과 바다에 끼인 애로로서 가장 좁은 곳은 노폭이 겨우 15미터밖에 안 된다.

결사의 각오로 사수하는 레오니다스 이하 300명의 스파르타 병, 우수에 장창을 가지고 좌수에는 방패를 가지고 신체를 지키는 밀집대형으로 페르시아군을 기다려 맞았다. 아무리 페르시아군이 대군으로 강력하다고 해도 힘으로 진격하기에는 어려운 지형이었다.

그래서 그리스 연합군은 여기서 페르시아 대군세를 눌러 멈추게 하려고 하였다. 토의 결과 여기를 사수하는 것은 레오니다스가 이끄는 스파르타 병 300명의 정예군이 맡기로 하였다.

마침내 출진 당일 고루고는 남편 왕 레오니다스의 눈을 노려보며 이렇게 말하였다.

<무엇인가 남길 말은 없습니까?> 레오니다스도 고루고의 눈을 노려보며 말하였다.

<좋은 남편을 만나서 좋은 아이를 낳으시오.> 이것이 부부의 최후의 말이었다고 한다. 짧은 내용에 담담한 회화였으나 눈에는 서로 생각하는 애정 깊은 빛으로 가득했다.

그러나 아무리 방위에 절호의 지형이라고 해도 최강이라고 하던 스파르타 병 300명과 수십만과는 전력의 차에 너무 차가 많다. 실제 레오니다스는 처음부터 죽을 작정으로 싸울 생각이었다.

이리하여 레오니다스가 이끄는 스파르타군은 페르시아의 대군을 앞에 두고 일보도 물러서지 않고 3일 간이나 못 박고 전원이 옥쇄했다. 페르시아군의 손해는 매우 심대하였다. 구세르구세스의 두 형제가 전사한 점으로도 그것은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레오니다스가 이끄는 스파르타군이 귀중한 시간을 벌어준 덕분에 아테네 해군은 페르시아의 대 함대를 좁은 사라미스 수도로 유인하여 대승리를 획득할 수가 있었다.

이리하여 육지와 바다에서 동시 공격하려는 구세르구세스의 꿈은 사라졌다. 만단의 준비로도 두 번째 그리스 침공은 실패로 끝났다.

레오니다스왕은 스파르타군을 지휘하여 데루모비레에서 전원 전사한 고대 그리스의 영웅으로 알려지고 있다.


4, 연약한 남자는 쓸모가 없다. 

레오니다스의 사후 많은 유력자 젊은이가 고루고에게 구혼하여 왔다. 그 중에서도 어느 외국의 부자 아들이 고루고에게 좋은 말로 청혼해 온 일이 있다. 보통은 좋은 달콤한 말에 유혹 당하는 것이 여자의 약한 곳이기도 하지만 고루고는 아름답고 강인한 면에 그 감미로운 말을 뿌리치고 말았다.

<여기서 바로 나가시오. 스파르타에 여자 닮은 남자는 필요 없습니다.>

스파르타 사회에서는 밖으로나 안으로나 사람은 항상 강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이런 의미로 강한 여자만이 강한 남자를 낳을 수 있다는 생각은 스파르타 고유의 전통적인 생각이었다. 고루고가 그 후 재혼했는지 언제 죽었는지는 전해지지 않는다.

출처=<세계사 중의 여성들> 미우라 이치로 저(사회사상사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