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의 침대 옆에는 각자에게 주어진 작은 수납장이 있다. 흔히 "상두대"라 불리는 이 나무 수납장은 높이 약 1미터, 폭 40센티미터, 깊이 45센티미터 남짓. 작은 공간이지만, 이곳에 할머니들의 모든 것이 담긴다. 서랍에는 팬티, 양말, 손수건 같은 소품이, 아래 칸에는 계절마다 바뀌는 옷들이 가지런히 정리된다. 가을과 겨울에는 두꺼운 외투 두 벌과 기모 바지 몇 개, 봄과 여름에는 얇은 상의와 시원한 바지가 그 자리를 채운다. 옷의 숫자는 항상 한정적이다. 가족들이 면회 올 때마다 새로운 옷을 가져오고, 낡아진 옷은 처분되지만, 모든 것은 상두대 하나에 다 들어간다. 요양원의 할머니들에게 옷은 필요 이상으로 많지 않다. 기저귀를 자주 갈아야 하니 바지가 조금 더 많을 뿐, 소유는 최소한으로 제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