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화. 도는 없는 곳이 없다(외편 지북유)
어느 날 동곽자(東廓子)가 장자를 찾아가서 도에 대하여 질문하였다.
“선생이 말하는 도란 것은 어디에 있습니까?”
장자가 말하기를 “없는 곳이 없소.” 하고 대답하였다.
동곽자는 다시 말하였다.
“분명히 가르쳐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장자는 동물 중에서도 가장 하층인 동물 “땅강아지와 개미에게 있소.” 식물 중에서도 하층인 식물 “돌피나 피에도 있소.” 물건 중에서도 하층인 물건 “기와나 벽돌에도 있소.” 하고 차례차례로 도가 있음을 말하였다. 그런데 끝으로 모든 사람이 더러워서 싫어하는 것 “똥이나 오줌에도 있소.” 하고 말하자 동곽자는 말문이 막혀서 아무 대답도 못하고 있었다.
이에 장자가 말하였다.
“그대의 질문은 애당초에 본질에 미치지 못하였소. 가령 시장을 관리하는 관리가 감독하는 사람에게 돼지를 밟게 하여 그 살이 찌고 여윈 것을 알아내는 방법을 묻자 등보다 몸통, 몸통보다 엉덩이로 그 밟는 부분이 다리로 내려가면 내려갈수록 전체를 알 수 있다고 한 말이 있소. 도도 이와 같으오. 그러니 그대도 도가 어디에 있다고 한정하려 해서는 안 되는 것이오. 도가 사물을 초월한 것이라고 생각해서도 안 되오. 지극한 도란 이와 같이 모든 것 속에 있는 것이오.”(외편 지북유)
장자가 말하는 도는 우주 만물에 고루 편재해 있고 광대무변한 존재이므로 설명하는 대상이 상등이거나 하등이거나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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