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화. 변화를 놀라게 하지 마라(내편 대종사)
그런데 자여와 자사가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데, 이번에는 또 하나의 친구 자래(子來)라는 사나이가 갑자기 병이 났다. 막 “헐떡거리며 곧 죽을 것 같다.” 곧 숨이 넘어갈 것 같다. 그 집안에서는 대소동이 나서, 자래의 아내와 자식들은 환자를 둘러앉아 울며 슬퍼한다. 거기에 또 한 친구 자리가 문병을 왔다.
이 사나이가 또한 보통 사람이 아니다. 이제 거기서 울며 슬퍼하고 있는 처자를 돌아보며 말한다. “잠잠해라. 물러가라. 변화하는 것을 놀라게 하지 마라.” 하고 말하는 것이다. “변화하는 것을 놀라게 하지 마라.”라는 것은 지금 자래가 몸을 변화시키려 하고 있으니 그것을 놀래게 해서는 안 된다. 그대로 가만히 두라고 하는 뜻의 말이다.
친구의 죽음을 보고, 변화한다고 말하는 것은 삶과 죽음은 한 가닥이라는 데 철저한 태도이다. 누에가 번데기로 변화하고, 번데기가 나방으로 변화하듯 생각한 것일 것이다. 인간의 삶과 죽음을 이렇게 느낀다면 과연 슬픔과 즐거움이 들어갈 여지가 있을 수 없을 것이다. 자리는 다시 말을 이어서 “위대하구나! 이 조화.” 곧 천지의 신은 위대하다. 이제부터 도대체 너를 데리고 가서 무엇을 하려는가. 너를 어느 마을로 데리고 가려는가. 어쩌면 신은 너를 쥐의 간으로 만들는지 모른다. 벌레의 팔꿈치로 만들는지 모른다고 말한다. 쥐에게는 간이 없고 벌레에게는 팔꿈치가 없다. 결국 천지의 신은 너를 세상에 없는 진기한 것으로 만들는지 모른다고 농담을 하고 있는 것 같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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