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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의 고전/장자 이야기 백 가지

제60화. 무를 머리 삼고, 삶을 등 삼으며, 죽음을 꼬리로 삼는다

간천(澗泉) naganchun 2010. 7. 1. 04:15

 

 

 제60화. 무를 머리 삼고, 삶을 등 삼으며, 죽음을 꼬리로 삼는다(내편 대종사)

 

 

   어느 날 자사(子祀), 자여(子輿), 자리(子犂), 자래(子來) 네 사람이 모였다. 이들은 모두 이상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모여서 의논을 한다. “어떤가, 우리들 이런 것을 생각해보자.” “무를 가지고 머리를 삼고, 삶을 가지고 등을 삼으며, 죽음을 가지고 꼬리를 삼는다.” 혹은 “있는 것이 없음을 가지고 머리를 삼고, 삶을 가지고 몸을 삼고, 죽음을 가지고 꼬리를 삼는다.” 이런 사람을 생각해보자 하고 말하는 것이다.

곧 머리가 무이고, 몸통이 삶이고, 꼬리가 죽음이며, 무인 인간을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그런데 자세히 말하자면 무한한 세계에서 나와서 또 태연하게 무한한 세계로 돌아가는 인간을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앞에서도 말한 바와 같이 삶과 죽음은 한 가닥이라는 생각에 철저하자는 것이다. 그리하여 혹시 그런 사나이가 세상에 나오면 이것이야말로 우리들의 참 친구가 아닌가 하고 서로 보며 웃었다고 한다.

이 기쁜 정을 “마음에 거슬림이 없다.”고 말하는데, 이것이 막역지우(莫逆之友)라는 말의 유래이다.

이리하여 이 네 사람은 삶과 죽음을 도외시한 나날을 보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