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화. 기(機)로 들어서, 기로 난다(외편 지락)
장자의 스승이라는 열자(列子)도 어느 날 해골을 만났다 한다. 이 이야기는 인간의 생사는 순환하는 것이다. 한 쪽에서 죽으면 다른 한 쪽에서는 낳고, 한 쪽에서 낳으면 다른 한 쪽에서는 죽는다. 태어나는가 하면 죽어간다. 생사는 오로지 자연의 변화라고 말하는 것으로 그 변화의 순서를 지락편에서 말하고 있다.
열자가 여행을 하다가 길가에서 밥을 먹는데, 그 곁에 백년이나 묵은 해골이 있으므로 쑥대를 뽑아 그것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오직 너와 나만 일찍이 죽음도 없고 삶도 없어 한 결 같이 자연의 변화에 따른다는 근본적인 진리를 안다. 그런데 너는 죽어서 과연 슬퍼하고 있는가. 나는 살아서 기뻐하고 있는가. 대체로 변화하여 생기는 종류는 얼마나 되는가?” 하고 묻자 해골이 대답한다. “먼저 우주의 생물의 처음은 물을 얻어서 물의 때(垢)라는 것이 최초로 생긴다. 이 물의 때가 다시 변하여 능석(陵舃)이라는 질경이가 된다. 이 질경이가 네다섯 번 변하여 나비가 된다. 이 나비가 다시 대여섯 번 변하여 말(馬)이 된다. 말이 사람을 낳고 사람이 다시 만물을 발동시키는 기(機)로 들어간다. 모든 생사라는 것은 오직 변화이다.”라고 단정하고, 최후로 모든 것은 “기로 들어갔다가 기로 나온다.” 곧 틈새로 들어가서 틈새로 나오는 것이라고 시원히 말한다.
이상 장자의 사생관을 말했는데, 실은 이런 것은 좀처럼 인간이 쉽게 깨달을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이에 장자는 실은 나 자신도 신고 끝에 최후로 이를 깨달았다. 함부로 범부에게 가르칠 수는 없다고 하며 농담 반 아쉬움 반으로 이야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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