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티키호 표류기(8/10)
8, 기분 나쁜 환상적인 생물들
뗏목배를 타고 파도와 같은 속도로 표류하고 있으면 불가사의한 현상을 보거나 기묘한 체험을 하게 된다. 예를 들면 어느 날의 일처럼 기괴한 심해어가 뗏목배 위에 올라온 일이 있었다. 길이가 1미터 조금 정도이고 눈은 둥글고 입에는 날카로운 이빨이 있다. 몸은 보라색이고 배는 구릿빛을 하고 있었다. 보기에 기분이 좋지 않았다.
바다뱀
]
헤르만이 배를 누르자 입에서 2, 3마리의 심해어를 토해내었다. 이것은 매우 진기한 바다뱀이었다. 살아있는 상태로 발견된 것은 세계에서 이것이 처음이다.
또 바다뱀만이 아니라 오징어까지도 하늘을 날아오는 데는 전원이 놀랐다. 해수를 흠뻑 먹음은 오징어는 그것을 힘껏 토하고 마치 젯트 분사처럼 날아오는 것이다. 날아 들어온 오징어는
양동이에 넣으면 바닷물을 뿜으면서 날뛰었다. 우리들은 이 오징어를 미끼로 하여 참치나 가다랑어를 낚곤 하였다.
오징어
밤이 되면 바다는 다른 얼굴을 보인다. 특히 한밤중에는 기괴한 현상이 목격된다. 밤에 키잡이를 혼자 하고 있노라면 깜깜한 파도 사이로 크게 빛나는 두 개의 눈으로 노려보는 것이 자주 보였다.
<큰 오징어다. 틀림없이.> 에리크가 그리 말하였지만 정체는 모른다. 어느 날 밤에는 뗏목배보다 거대한 검은 그림자 위를 통과한 일이 있다. 그것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아마도 커다란 가오리일 것이라고 생각되었는데 그렇다면 엄청나게 큰 것이다.
야광충이 어두운 바다 속에서 빛나는 모습은 환상적이면서 기분이 나쁘다. 한 번은 검푸른 바다 속에서 흐릿하게 빛나는 물체를 발견하였는데 이윽고 그것은 생물체임을 알았다.
야광충 때문에 전체가 흐릿하게 빛나 보여서 대강의 형체는 알았는데 계란 모양이 되기도 하고 삼각형이 되었다가 두 개로 나뉘기도 하여 느리게 헤엄쳤다. 10미터나 되는 괴물로서 물고기인지 고래인지 모른다. 만일 고래라 하면 호흡하기 위하여 부상하기도 할 터인데 그렇지는 않았다. 그러는 사이에 그 괴물은 날이 새자 어디론지 사라져 버렸다.
'환경. 우주 > 지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콘티키호 표류기(10/110) (0) | 2025.01.31 |
---|---|
콘티키호 표류기(9/10) (0) | 2025.01.30 |
콘티키호 표류기(7/10) (0) | 2025.01.28 |
콘티키호 표류기(6/12) (0) | 2025.01.27 |
콘티키호 표류기(5/10) (0) | 2025.01.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