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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이야기/일본 이야기

일본 씨름 「스모」는 어떤 스포츠?

간천(澗泉) naganchun 2009. 3. 26. 14:58

일본 씨름 「스모」는 어떤 스포츠인가.  
  


일본 스모하면 먼저 떠오는 것이, 스모선수들의 거대한 체구이다. 200kg를 넘는 선수들이 즐비하고, 한국 선수 '카스가오'도 150kg 정도이지만 그 세계에서는 작은 체구의 선수이다. 은퇴한 고니시끼(小錦)는 260kg이상 이어서 무릎이 그 몸무게를 지탱하지 못해서 항상 무릅 고장의 연속이었다.
또 머리를 길러서 옛날 조선시대처럼 상투를 올리고 이것을 “좀마개” 라고 한다. 머리관리만 전문으로 하는 이발사도 있다.
그리고 스모계에 입문을 하면 자기 이름에, 본명을 쓰지 않고 스모계에서만 쓰는 이름을 붙인다. 이 이름을 시코나(しこ名)라 하며, 한국의 '김성택'의 시코나는 '카스가오' 다. 이 이름은 주로 도장(道場)의 관장 즉 “오야카타(親方)”와 상의하여 붙이지만, 각 도장에는 즐겨 쓰는 한자가 있어서 이 한자를 중심으로 이름을 붙인다.

 

그럼 스모란 어떤 프로 스포츠인가, 스모는 격투기이다.
한국 씨름은 다리기술이 중심이어서 격투기로 보지는 않을 것이다. 일본 스모는 허리 이하의 기술은 있어도 반 이상의 승부가 상체기술에서 끝난다. 그래서 얼굴에 손을 댈 수도 있다. 손바닥으로 얼굴을 밀어버리는 경우도 있고, 손바닥으로 뺨을 때려 정신없게 만드는 경우는 누가 더 뺨을 잘 때리나를 경연하는 기술이어서 참 재미있다. 또 목을 밀어버리는 기술도 있으나 주먹으로 때리는 기술은 인정하지 않는다. 일본 스모는 몸 전체를 다 쓸 수 있는 드라마 없는 격투기이며 한국 씨름보다 조금 더 재미있다고 할까.
격투기인 만큼 체중이 중요하지만, 다른 격투기처럼 체중별로 나누어서 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스모선수는 죽기 아니면 살기로 많이 먹어 체중을 늘리려고 한다. 100kg급 선수와 200kg급 선수가 붙는다면, 붙기 전부터 200kg급 선수가 우세하다. 그러니 체중을 늘리려고 무지하게 먹어, 구토가 나올 정도까지 먹인다니 그 고충은 알 만하다. 체중이 적은 선수가 소같은 선수를 이기려면 기술밖엔 없다. 조그만 선수(조그만 선수라 했던들 체중이 100Kg 이상)가 씨름판 위에서 잡히지 않으려고 이리 빼고 저리 빼다가 기술하나가 들어가서 큰 소 같은 대형선수가 벌렁 나자빠지면 이것 또한 볼만하다.

 

스모는 일본의 국가적 스포츠이다. 그래서 도쿄의 료고쿠(兩國)에 있는 스모 전용 경기장은 국기관(國技館)이라 한다.

한편 전통을 지킨다며 여자는 씨름판에 올라가지 못하게 한다. 1년에 6번 하는 대회에서 두번째 대회는 오사카(大阪)에서 열린다. 우승자에게 우승컵을 오사카부지사(大阪府知事)가 수여하는 게 관례이다. 그런데 전 오사카부지사는 여자였다. 그래서 여자 오사카부지사가 올라가서 우승컵을 수여하겠다고 하지만 스모협회에서는  “NO”였다. 다른 분야였다면 남녀차별이라며 시끄러웠을 것이나 이 문제만은 아직 조용하다.


스모계에서만 쓰는 전문용어가 일반사회의 용어로 된 경우도 허다하다.

대표적으로 오야카타(親方)등의 단어이다. 요코즈나(橫網), 오제키(大關)등의 단어도 일반사회에서 잘 쓰여지는 단어이다. 옛날 한국에서도 극장 등의 입구에서 입장권을 받는 사람을 “기도”라고 불렀다. 이 단어도 스모계의 전문용어 “木戶”로서 입장권 등을 관리하는 직이다. 이처럼 일본스모와 일본사회와의 밀착도는 한국 씨름과 한국사회와의 관계보다 더 밀착되어 있는 느낌이다. 스모계에서 하는 모든 관리 및 시스템은 옛날의 전통 그대로이므로, 외국인이 스모의 시스템을 어느 정도 알 정도가 되면 일본문화 이해도 중급이란 말까지 나올 정도이다

 

일본 스모는 국가적 스포츠란 표현을 하고 있지만, 실제로의 모든 권력은 스모협회가 가지고 있다. 스모협회의 모든 권력자들은 모두 스모선수 출신들 즉 오야카타들이다. 그 오야카타들 중에서 이사장을 선출하고 관리시스템을 구축하며, 모든 경기의 운영 및 흥행수지결산까지 스모협회가 한다. 오야카타는 전직 스모선수이면 누구나 다 될 수 있는 것도 아니라 현역 때에 어느 정도 이상의 실력을 올린 선수만이 될 수 있다. 즉 그들만이 가지고 있고 그들만이 모여서 하는 밀폐된 시스템을 형성하면서, 다른 어떤 기관과도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정부나 다른 기관의 어떤 압력도 없이 스스로 관리 운영하여 흥행하고 있지만, 우승자에게의 우승기는 총리대신이 수여할 때도 있고, 지방경기인 경우는 지방자치제의 장이 수여하며, 천황이 관전을 하기도 한다. 이러니 일반국민들로부터의 인기도는 항상 높다. 아마도 한국씨름보다 더 인기가 높다고 볼 수 있다.

 

스모 선수들은 스모협회의 봉급쟁이들이다.
스모선수가 되려면 보통 중학교를 졸업하고 각 도장(部屋, 스모계에서는 “헤야”라고 읽음)에 입문한다. 각 “헤야”는 스모협회의 산하이다. 스모협회가 인정한 헤야 이외에는 새로운 헤야를 만들 수도 인정되지도 않는다. 약 50여개의 헤야가 있다. 각 헤야의 주인 즉 대표도 스모선수 출신인 오야카타다. 각 헤야별로 선수들을 발굴 입문시켜 키워 올린다. 각 헤야에는 스모협회에서 현역선수의 등급에 따라 지원금이 지급되고 또 오야카타에도 봉급이 지급된다.
각 헤야는 한편으로 보면 자기 비즈니스이다. 각 헤야는 현역선수의 등급에 따라 협회로부터 지원금이 지급되므로, 좋은 선수를 발굴하여 훌륭한 선수로 만들면 자기 헤야에 들어오는 지원금도 올라간다. 또 각 헤야 나름대로 후원회를 조직한다. 후원회에서 들어오는 후원금 또한 중요한 자금원이 된다. 물론 유명한 선수가 있는 헤야에는 많은 후원자가 몰리고 돈도 그만큼 많이 들어온다. 실력은 곧 인기이며 그 유명세가 또 돈으로 이어지는데, 그 유명세를 가지고 헤야도 좋아지고 선수도 좋아지는 시스템인 셈이다.
후원회에 들어가는 사람들은 각계각층의 유명인 또는 자영업자들도 많다. 예를 들면 내가 지금 오사카에서 어떤 식당을 경영하고 있으며 후원회에 들어 있다고 하자. 당연히 후원금이 필요로 하겠지만, 스모 선수들이 오사카에서 대회가 있을 때는 내가 경영하는 식당에 인사차 방문을 와 줄 것이다. 이 방문이 장사 그리고 그 점포의 이름을 알리는데 한 몫 하는 것이다. 물론 인기 높은 선수가 방문을 와 준다면 그 선수 얼굴 보려고 동네사람들 다 몰릴 것이다. 유명세 하나놓고 선수도, 헤야도, 또 후원자도 서로 이용하는 관계이다.

 

헤야에는 철저한 위계질서가 존재한다. 오야카타에게는 말할 필요도 없고, 오야카타의

부인은 모든 선수들의 어머니 역할을 한다. 어린 나이에 입문을 하게 되면 숙식 등 모든 것은 그 헤야에서 책임을 진다. 결혼이나 계급이 올라가서 따로 살 수 있을 때까지는 공동생활에 공동숙식이다. 오야카타는 자기의 모든 선수들의 숙식에 필요한 생활비 및 선수의 사생활까지도 지도 감독을 해야 한다. 그러니 돈을 많이 벌어들여 자기 선수들 많이 먹여야 하고 좋은 선수를 만들어내서 돈도 많이 들어오게 해야 되는 자기 장사이기도 하다.
처음 입문한 신인은 가장 어려운 선배들의 숙식의 뒷바라지는 당연한 일이며 그들의 고생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그러면서 오야카타, 선배, 후원회 사람들을 모시는 예절도 배우고 실력이 붙어가면서 조금씩 진급을 하게 된다.
그들이 먹는 음식 중에“창코나베”라는 특이한 찌개가 있다. 스모 선수들이 헤야에서 자기들이 만들어 먹는 음식이며 체중을 늘리기에 주안점을 둔 음식이다. 또 그 음식을 상품화한 식당도 있다.

 

우리 집 근처에 아침부터 하는 목욕탕이 있다. 또 우리 집 근처에는 오사카 대회의 어느 헤야의 합숙소가 있다. 이들이 아침운동을 마치고서 목욕을 온다. 나도 그들의 그 무지막지한 몸을 보려고 그 시간에 맞추어 목욕을 간다. 이제 막 입문한 신참은 목욕탕의 옷 벗는 곳에 항상 대기하고 있다가 선배들이 옷을 벗으면 달려가 옷을 챙겨주는 것을 본다. 어느 집 귀한 아들임에 틀림이 없는데 이렇게 고생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은 항상 든다. 또 고참이 목욕을 할 때는 그 고참을 목욕시켜 주는 신참까지 있다. 고참은 그저 손만 왔다갔다하고 있으면 신참이 머리도 감겨주고 등도 밀어 준다.
한번은 목욕을 가서 옷을 벗고 있는데. 그 헤야의 오야카타가 탕에서 옷을 갈아입는 탈의실로 나온다. 뒤에는 신참 두 명을 대동하고서. 지금 들어와 옷을 벗고 있던 선수 한 명이 오야카타를 보더니만 얼른 달려가 아무 것도 걸치지 않은 오야카타에게 “오야카타 목욕하시느라 수고 하셨습니다”라고 하면서 큰절을 넙죽하게 한다. 얼굴에 절을 한 것인지 아니면 오야카타의 고추에 절을 한 것인지……”이걸 보면서 한국 군대의 사단장보다 더 큰 위세를 가진 사람이 오야카타라는 것이 실감이 났다.

 

스모 선수들은 실력에 따라 계급이 확실하게 구별되고, 계급에 따라 봉급 인기 대우가 완전히 달라진다.
계급이란 크게 나누어서 윗급부터 마쿠우치(幕內), 쥬우료(十兩), 마쿠시타(幕下),삼단메(三段目),조니단(序二段),조노구찌(序ノ口)로 나누어진다. 쥬우료란 의미는 옛날 돈으로 10냥을 받았기에 쥬우료(十兩)라고 한단다.
 또 각 계급에서는 동·서로 나누어서 경기를 하며, 씨름처럼 3판 양승제 등이 아닌 단판승부제 이다. 하루에 한번씩 경기를 치르고 이기면 1승, 지면 1패이다. 마쿠우치(幕內), 쥬우료(十兩)는 15일간의 경기, 마쿠시타(幕下) 이하는 7일간의 경기이다. 우승은 15전 중에 가장 승수가 많은 자가 하게 되며 승수가 같을 경우는 우승 결정전을 한번 더 하게 된다. 마쿠우치(幕內)에서 15전 전승을 해서 우승을 하는 경우도 있다.

15일간 하여 8승 이상을 하면 다음 대회(場所 “바쇼”라고 한다)에서 번호수(番,枚)가 올라가고 8패 이하이면 반대로 번호수가 내려간다. 그래서 스모 선수들의 세계에서는 8승을 하면 패보다 승이 많으므로 가치코시(勝ち超し)라 하여 생명이다. 계속 가치코시를 하면 번호가 올라가며 계급도 올라가지만, 8패 이상의 패배를 마케코시(敗け超し)라고 하여 번호도 내려가며 계속 승수보다 지는 시합이 많으면 계급도 내려간다. 즉 스모는 자기가 어디에 속하는냐에 따라 봉급은 물론 인기가 달라진다.

특히 봉급은 마쿠우치는 월 130만 엔, 쥬우료는 월 103만 엔이다. 마쿠시타는 봉급도 없고 1년에 6번하는 시합 때에 15만 엔,그 이하급은 약10만 이하의 용돈만 받는다. 그 대신 먹고 자는 건 각 헤야에서 책임져 준다. 마쿠시타 이하의 선수들은 프로 선수로 인정도 안하며, 자기 헤야의 선배들의 심부름 및 좋은 일 궂은 일의 담당은 당연하다.

처음 스모에 입문한 신입생은 보통 조노구치의 제일 밑번호에서 출발하게 되여 가치코시를 계속 해야만, 위의 급, 위의 급으로 올라가, 그들의 꿈인 쥬우료에 올라가야만 봉급을 받게 되며 잔심부름을 해주는 마쿠시타의 비서까지 붙여 준다. 또한 쥬우료에 올라가서도 가치코시를 해야만 그 계급에 있게 되며, 그 위의 급인 마쿠우치로도 올라간다. 물론 마케코시를 하면 당연히 눈물을 머금고 대접 못받는 마쿠시타로 떨어진다.
지금 전 스모선수는 670여 명이며 헤야는 50여개이다. 그중에 마쿠우치 선수 40명, 쥬우료 약30명 이하이므로, 입문해서 쥬우료까지라도 올라갔다가 은퇴를 하면 그래도 출세는 해 본 셈이라 이야기 할 수 있다. 거의 대부분의 선수들은 쥬우료까지도 못 올라가 보고 그만두게 되며, 인기 헤야에 선수가 집중되고 있기 때문에, 상당수의 헤야가 쥬우료 이상의 선수를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 텔레비젼 중계는 주로 쥬우료나 마쿠우치급이라서 화려하게 보이지만, 스모선수들에게는 쥬우료 그리고 그 위의 계급인 마쿠우치는 그들의 목표이며 가치코시는 그들의 생명이다.

 

마쿠우치급에는 그 속에서 또 계급이 있다.
높은 순서 순으로 최고위 요코즈나(현재 2명), 다음급 오제키(현재 4명) 다음 급으로 세끼와케(關脇, 현재 3명), 고무스비(小結, 현재 2명)이며 이들까지만 칭호를 붙이고 그 아래로는 1번 2번의 순번만을 붙여 15번까지 이어진다.(실제로는 몇 번이라 하지 않고 번 대신에 마이(枚)라고 함. 즉 10마이메라고 함)

요코즈나, 오제키는 엄격한 심사를 거친 임명제이고, 그 밑의 급은 전 대회의 승패에 따라서 자동적으로 정해진다. 그러나 요코즈나는 승패에 관계없이 그 계급에 있을 수 있지만, 오제키는 마케코시를 두 번하면 그 밑의 급으로 내려간다. 물론 계급에 따라서 봉급도 달라진다. 요코즈나는 월 282만 엔, 오제키가 234만 엔이며, 그 이하로 내려 갈수록 봉급도 적어지며, 1枚 2枚의 번호가 붙는 급을 히라마쿠(平幕)라 하여 위에서 언급한 130만 엔이다. 또 히라마쿠의 최고위치인 요코즈나를 이긴 것을 킨보시(金星)라 하여 은퇴할 때까지 특별수당이 지급된다. 그것도 이긴 횟수가 올라가면 수당도 계속 올라가기 때문에, 현역선수들은 요코즈나를 몇번 이겼느냐에 따라 특별수당이 올라가니, 죽기 아니면 살기로 붙게 된다. 현재 킨보시가 최고 많은 선수는 대회마다 60만 엔이 지급되는 선수가 있다.
어떤 선수가 올라와 경기를 하기 전에 무슨 깃발이 돌 때도 있고, 돌지 않을 때도 있다. 이것을 현상금(懸賞金)이라 하여 깃발 하나에 3만 엔씩이다. 유명한 선수인 경우는 10개 이상의 깃발이 걸리니 약 30만 엔 이상이 된다. 유명한 선수에게 건 현상금이지만 그 판에서 이긴 선수가 손으로 감사의 표시를 하면서 가져간다. 높은 선수일수록 인기선수이고 현상금 깃발도 많이 도니, 그 판에 붙는 인기없는 선수에게는 한판 붙어 이길 경우엔 생각치 않은 부수입이 생기니, 한번 해 볼만한 승부이다. 그러나 인기가 없는 선수에는 그 깃발도 적거나 아예 없다.

 

우승은 자기의 명예는 물론이요 가문 즉 헤야의 명예이다. 우승 상금도 대단하다. 마쿠우치가 1천만 엔이며 그 외 부상도 또한 어지간하다. 오픈카 퍼레이드는 물론 매스컴에서 당분간 좀 시끄럽다. 준우승은 없지만 三賞이라 하여 수훈상, 감투상, 기능상이며 각 상의 상금은 200만 엔이다. 쥬우료가 우승상금은 200만 엔이다.
스모는 모든 흥행의 책임을 스모협회가 진다. 인기가 올라가면 관객도 많아져 협회 살림이 윤택해지며 그 가족들의 생활도 윤택해진다. 그러나 그 반대의 경우에는 대단히 심각해질 것이다. 인기를 올리려고 협회는 물론 그 가족들의 노력도 대단하다. 국민적 우상을 만들려고 한다. 우상이 있으면 그 우상을 보려고 관객이 몰린다. 현재 스모계는 일본인 요코즈나는 없고 외국인(몽고출신) 2명이다.

 

한국출신 김성택은 1998년에 입문, 2002년 7월 대회에 쥬우료에 진급했다. 약 4년간 그도 마쿠시타 이하에서 고생을 한 것이다. 쥬우료에서는 2002년 11월 규슈대회에서 11승 4패로 쥬우료 우승, 2003년 1월 대회에서 마쿠우치에 진급하여 10승 5패의 성적을 올려 감투상까지 따냈다. 현재 쥬우료에 있다. 앞으로 그의 건투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