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불환주 아침에 잠을 깨고 보니 아랫목 선입자가 사라졌다. 아직 채 밝기도 전인데…. 나는 추위에 몸을 웅크린 채 이불 속에서 눈만 뜨고 간밤에 있었던 일을 더듬어 본다. 통금시간이 다 되어서 간신히 찾아든 여인숙이었다. 게다가 독방이 없어서 합숙하는 방을 얻어들었다. 이미 선입자는 아랫목에서 깊이 잠이 들었다. 생각해보면 지금부터 59년 전 일이다. 1961년 5·16 군사 쿠데타가 나서 군인이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 행정마저 장악하고 있을 때이다. 마침 제주도지사로서 해군 제독이 부임하였는데 제주도 교육은 낙후되어있으므로 선진지 교육을 배워서 교육 현장을 개선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현직 교사를 선발하여 선진지인 서울 학교에서 참관 및 교단실습을 하게 되었다. 나는 도내에서 뽑힌 5명 중의 한 사람으로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