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고창신 溫故創新 ongochangsin

단상/단상

수즉다욕(壽則多辱)이라 하는데

간천(澗泉) naganchun 2021. 6. 23. 09:09

수즉다욕(壽則多辱)이라 하는데

건강하게 즐겁게 평안하게 ~~

 

 

   서울대 체력과학연구소에서는 한국 장수인 조사를 벌여서 조사된 바, 100세 이상 장수자는 1296명이라고 발표했다. 신문에는 109세의 할머니와 105세의 할아버지의 사진이 크게 실려 있었다. 100세를 넘도록 장수하시는 할아버지 할머니들께 진심으로 장하시다는 말씀과 축하의 뜻을 보내고 싶다. 이들은 젊어서부터 규칙적으로 식사를 하고 꾸준히 일을 하며 원만한 가족관계 속에서 살았기 때문에 장수할 수 있었다 한다. 참으로 하늘이 내려주신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장자에 말하기를 인류 최초의 성천자라 일컬어지는 황제(黃帝)가 화()라는 나라에 여행을 하였는데, 그 나라의 관문을 지키는 봉인(封人)장수하고, 부하며, 자식이 많음은 인간이 바라는 바이므로”(壽富多男子人之所欲也.) 황제를 환영하는 의미에서 수부다남(壽富多男)을 축원하려 한다고 말하였다. 그러자 황제는 아들이 많으면 걱정이 많고, 부자가 되면 일이 많고, 장수하면 욕이 많다.”(多男子則多懼, 富則多事, 壽則多辱)고 말하며 이를 정중하게 거절하였다 한다.

하기는 아들이 많으면 키우고 교육하는 일도 많아지겠지만, 남자는 남자라 형제끼리 여러 가지로 다투는 일들이 많아서 걱정거리가 많아질 것이고, 부자가 되면 여러 가지로 해야 할 일들이 많아질 것이며, 장수하여 오래 살게 되면 욕된 일을 많이 보게 되며, 스스로도 남에게 품위를 잃는 일을 많이 저지르게 될 것이다.

 

   나는 선친이 단명하셔서 44세에 세상을 떠나셨기 때문에 은근히 장수하기를 바라서 영국의 철학자 버트란드 럿셀처럼 오래 살아야 하겠다고 생각했었다. 럿셀은 일찍이 나는 93세까지 산다.”고 예언했는데 그는 실제로는 94세까지 장수하였다. 그러나 오늘날 세상은 너무나 많이 달라졌다. 노인이 많아져서 누구는 치매를 앓고 누구는 암을 앓고 있다는 소문이 여기저기서 들리고 친근한 사람에게서도 들려온다. 옛날의 경험담이나 하면서 즐길 수 있는 노년의 시대는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 오직 병마의 위협에 시달려야 하며 더구나 노인을 경멸시하는 풍조가 만연되고 있어 늙어감이 두려울 뿐이다

 

  나는 황제 같은 지혜를 가지지는 못하였지만 생각해보면 효성스러운 아들 하나면 너무나 족하고, 남에게 구걸을 하지 않고 사람으로서의 품위를 유지하기에 곤란함이 없을 정도의 경제력만 있으면 족하며, 인명재천(人命在天)이라 했으니 건강해서 남의 신세를 지지 않고 천수를 다하기를 바랄 뿐이다.*

 

 

 

 

 

'단상 >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밤하늘의 별을 보라  (0) 2021.08.02
아! 1948년의 쓰라린 추억  (0) 2021.07.17
추억의 바릇 이야기  (0) 2021.06.11
늘그막에 소중해진 야생초  (0) 2021.05.29
향기로운 체취  (0) 2021.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