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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의 별을 보라

간천(澗泉) naganchun 2021. 8. 2. 04:34

밤하늘의 별을 보라

밤 하늘의 별을 보라 

 

   당신은 밤하늘에 떠있는 달이나 별을 언제 보았던가요?

시골의 밤하늘에는 별이 반짝이건만, 오늘날 도시의 밤하늘엔 별이 없다. 도시 사람들은 아예 별을 보려고 하지 않으니 말이다. 도대체 온통 세상이 돈독이 들어서 백억 대로 헤아리는 돈벌이에 눈이 어두워 인간성은 마비되고, 사기와 배신과 비인간적인 행태가 횡행하며, 말초적인 향락주의, 황금만능주의에 함몰되어 마치 소돔과 고모라의 전설을 연상케 한다. 밤하늘의 별을 보며 우주운행의 신비로움과 경이로움을 느껴보고, 자연 속에서의 자기를 찾아보며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사람으로서 남을 배려하는 마음과 그런 속에서 낭만을 찾으려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려 하기보다, 주지육림의 호화로운 향연에 빠지거나, 노래방이니 PC방이니 나이트 경기 운동장이니 하여 향락적 유희의 유혹에 끌려 들어가기 일쑤이다. 게다가 도심에서는 길가에는 높은 빌딩이 서있어 하늘을 가리고, 밤이면 상점의 불빛이며 가로등 빛, 그리고 자동차의 전조등 불빛 등으로 별을 바라보기는 쉽지 않다. 더욱이 매연이 덮여있는 대도시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하늘이 맑고 마음만 있으면 옥상이나 넓은 공원이나 학교 운동장에 나가면 천공에 반짝이는 별을 볼 수 있지 않겠는가? 창문을 열고서라도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는 여유를 가져보면 어떨까?

 

   별 보기는 여름이 제격일 것이나, 나는 계절에 관계없이 북쪽 하늘에서 볼 수 있는 북극성과 북두칠성 그리고 가을이 되면 카시오페아자리의 별들이며 오리온자리의 삼태성을 주로 보는데, 특히 북두칠성을 좋아한다. 우리 동네의 제주제일중하교 정문을 들어서서 북쪽을 향하여 하늘을 우러러보며 국자 모양의 일곱 개의 별 곧 큰곰자리의 북두칠성을 찾아 그 국자주걱 모양의 두 별을 직선상에 놓고 북쪽을 보면 작은곰자리의 북극성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 북극성을 중심으로 하여 북두칠성은 시계 반대방향으로 한 시간에 15도씩 원을 그리며 움직이므로 시계가 보급되지 않았던 옛날에는 시각을 알려주는 구실을 하였다. 제사를 모실 때는 까다로운 노인의 명을 따라 밤중에 이 별을 보고 행제 시각을 판단하는 것을 보아왔다. 그리고 북두칠성의 국자 자루 끝에서 두 번째 별 옆에는 작은 별이 있는데, 육안으로 그 별이 보이면 시력이 좋은 것이라 하여 시력을 검사하기도 하여 어려서부터 익히 알아온 별이다. 지금도 그 별이 보이니 시력은 좋은 편이라 하겠다.

 

   이처럼 북두칠성은 옛날부터 우리 생활과는 떨어질 수 없을 만큼 친근한 별이다. 그래서 북두칠성은 우리민족의 사랑을 듬뿍 받아왔으며, 특히 현세와 내세를 잇는 토속신앙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선사시대 고인돌 뚜껑에나 옛날의 무덤에는 북두칠성이 그려져 있고. 또한 시골에 가면 북두칠성을 모신 칠성당이 있고, 절에는 우리민족의 토속신앙이었던 칠성신앙이 외래종교인 불교에 융화된 자취로서의 칠성각이 있으며, 우리가 죽어서 이 세상을 떠날 때에는 칠성판을 타고 가게 될 것이다. 이처럼 신성시하여온 북두칠성의 일곱 별들은 모두 고유한 이름을 가지고 있고, 인간 세상의 기본적이고 중요한 일과 하나씩 연결돼 있다. 옛날 천문을 볼 때는 이 일곱 개의 각각의 별빛을 보고 세운을 판단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리고 북극성은 광막한 사막이나 망망한 대해를 건너는 사람들에게는 방위를 알려주는 나침판이다.

나는 저녁보다도 새벽에 운동 삼아 산책을 하면서 맑은 밤하늘을 우러러 별을 보기를 좋아한다. 하늘에는 수많은 별이 있으므로 무작정 오일장의 물건 보듯이 밝은 별을 중심으로 별무리를 이것저것 보는 것도 좋을 것이고, 마음에 드는 별을 하나 정해 놓고 볼 때마다 그 별자리가 어떻게 변하는가를 가늠해 봄으로써 생동하는 우주의 신비를 느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며, 그 별에 얽힌 전설을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며, 여러 개의 별자리를 모아 나 나름의 별무리 세계를 그려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내가 별을 보는 것은 무한대의 우주를 동경함이요, 이미 하늘나라에서 별이 되었을 지친을 생각하려 함이요, 옛날을 추억하기 위함이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으나 말할 수 없었던 말들을 하고자 함이요, 지금 느끼는 고뇌에서 탈출하기 위하여 마음을 비우고 평정을 얻고자 함이요, 내 마음속에도 아름다운 별이 반짝이기를 바람이다.

특히 세사에 고뇌를 느낄 때 밤하늘의 별을 쳐다보노라면 마음은 안정되고 허심의 자리를 찾아 고뇌에서 탈출할 수가 있다. 그리고 이 지구도 별의 하나인 만큼 천체의 움직임에 따라 지구의 운세도 변하는 것일 것이므로 소원을 빌면 이루어 질 것이라는 은근한 믿음이 있어서 하나의 신앙처럼 내면화되어있다. 자연을 대하는 경외감이라 할까. 그리고 어린 시절처럼 별 하나 나 하나. 별 둘 나 둘하는 동심에 빠지기도 한다.

오욕 칠정이 왜곡되어 얽히고 뒤섞인 지상의 현실만을 바라보지 말고, 비록 칸트는 아닐지라도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우주의 경외로움을 느껴 보고, 허심과 동경과 낭만의 경지를 찾아보면 어떨까? 오늘밤에도 맑은 밤하늘에 별이 반짝이듯이 내 맘속에도 반짝이는 나의 별이 깃들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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